김동욱 기자

등록 : 2017.03.21 02:00
수정 : 2017.03.21 02:00

엄두 못 냈던 부동산 입찰… ‘손품’ 팔아 싸게 사 볼까

공매에 손쉽게 도전하는 사이트 '온비드'에 쏠리는 눈길

등록 : 2017.03.21 02:00
수정 : 2017.03.21 02:00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황모(37)씨는 평소 부동산 경매에 관심이 많았지만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부동산 경매에 참가하려면 법원에 직접 가야 하는데 평일에 2~3시간씩 짬을 내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온라인 공매(公賣) 사이트인 온비드(www.onbid.co.kr)를 알게 됐다. 지난 1월 온비드에서 서울 도봉구 창동의 아파트(전용면적 19㎡)를 감정가(1억9,700만원)보다 3,100만원 낮은 1억6,600만원에 낙찰 받은 황씨는 이 아파트로 다달이 50만원(보증금 500만원)의 월세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공매 투자자 연 20만명 육박

최근 황씨처럼 공매시장에 눈을 돌리는 일반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모든 절차가 인터넷으로 이뤄져 바쁜 직장인도 열심히 ‘손품’만 팔면 괜찮은 물건을 싼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캠코가 운영하는 온라인 공매 시장인 온비드엔 아파트, 상가, 토지 같은 부동산 외에도 중고차, 콘도 회원권, 매점 운영권, 선박 등 다양한 물건이 올라 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온비드를 통해 공매에 참여한 입찰자 수는 1년 전(15만명)보다 26.7% 급증한 19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낙찰건수는 10% 증가한 3만3,000건이었고 연간 낙찰금액도 총 7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정환 캠코 온비드사업부 팀장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공매를 통해 부동산을 사려는 일반투자자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공매는 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자산을 일반에 경쟁입찰 방식으로 파는 걸 말한다. 법원에서 진행되는 부동산 경매와 달리 공매는 캠코의 온비드 사이트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공매 물건의 80%는 세무서 등이 체납자의 세금을 거두기 위해 공매에 부친 압류재산이다. 이외 국ㆍ공유 재산, 공공기관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캠코에 매각을 의뢰한 수탁자산 등도 공매된다. 체납자가 입찰 전 세금을 갚아 공매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있지만 공매 주체가 공공기관인 만큼 허위 매물이 올라오는 경우는 없다.

회원가입만 하면 OK

공매의 가장 큰 장점은 참여가 어렵지 않다는 데 있다. 법원에서 진행되는 부동산 경매에 참여하려면 직접 법원에 찾아가 마음에 드는 부동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 뒤 입찰에 참여해야 하지만 인터넷 공매는 이런 절차가 필요 없다. 온비드에서 회원가입을 한 뒤 마음에 드는 물건의 입찰공고를 확인해 입찰서를 제출하고 보증금만 내면 된다. 스마트폰 온비드앱에서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입찰자나 낙찰자가 없을 땐 최초 매각 예정가의 10%씩 깎기 시작, 최대 50%까지 금액을 내려 판다.

개인 투자자가 가장 관심을 둘 만한 투자처는 역시 아파트와 토지다. 매물이 가장 많기도 하지만 최저입찰가격이 감정가보다 낮게 매겨져 잘만 고르면 시세보다 싼값에 부동산을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부동산 투자는 1억원 이상 종잣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수백만원의 소액 투자로도 얼마든지 알짜 부동산을 잡을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공매로 팔린 부동산의 15%는 매각 가격이 500만원 이하였다. 범위를 3,000만원 이하로 넓히면 전체의 46%나 된다. 공공기관의 매점 운영권이나 공영주차장 사업권 등도 알짜 투자처로 꼽힌다. 일반 상가와 달리 권리금이나 보증금이 붙지 않아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막 골랐다간 낭패 볼 수도

캠코의 압류재산은 가격은 싸도 권리 관계가 복잡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압류재산 아파트의 감정가 대비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은 88.17%였다. 시세보다 대략 10% 싼 셈이다.

그러나 싼값에 아파트를 낙찰 받아도 기존 임차인이 있을 땐 집값 외에 추가로 보증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법원 경매는 낙찰자가 법원을 통해 기존 임차인이 나가도록 강제할 수 있지만 공매는 법원에 이런 요구(인도명령)를 할 수 없어 따로 소송을 거쳐야 한다. 뒤늦게 권리 관계가 복잡하다는 걸 알고 입찰보증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입찰을 취소하는 투자자도 없진 않다. 이 팀장은 “대부분의 권리는 등기를 넘겨받으면 소멸되는 만큼 권리 분석을 잘하면 권리관계가 깨끗한 물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등기부등본으로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라면 공공기관이 직접 내놓아 권리관계가 깨끗한 공무원 아파트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단 공무원 아파트는 경쟁이 치열해 낙찰가율이 108.5%로 높은 편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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