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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범죄도시’ 윤계상 ‘내 좀 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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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범죄도시’ 윤계상 ‘내 좀 떴니?’

입력
2017.10.2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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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10년 여 만에 흥행작을 경신했다. 윤계상이 영화 ‘범죄도시’로 명실공히 흥행배우로 우뚝 섰다.

112만 여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 ‘6년째 연애중’(2008)이 최고 흥행작이었던 윤계상의 필모그래피에 500만 돌파를 목전에 둔 새로운 작품이 추가됐다.

‘국민 그룹’이라 할만큼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 받은 god로 인기를 누린 윤계상은 연기자 데뷔 이후에도 주로 착하거나 엉뚱하거나 어딘가 마음이 쓰이는 애잔한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했다. 조선족 장첸을 맡아 첫 악역 도전을 한 ‘범죄도시’는 손익분기점이었던 200만을 훌쩍 넘어 300만, 400만을 연이어 돌파하며 배우 윤계상의 진가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인물 설계를 오롯이 스스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 않나 싶어요. 외모부터 걸음걸이 등 디테일까지 모두 제가 다 잡을 수 있었던 최초의 영화에요. 시나리오는 지난해 11월에 받았고, 그 때부터 준비를 했어요. 그러니까 굉장히 오래 장첸을 준비한 거죠. 촬영은 3월부터 6월 말까지 진행됐고요.”

첫 악역인 만큼 준비는 철저했다. 장첸의 오른팔과 왼팔인 위성락, 양태 역의 진선규, 김성규와 거의 합숙을 방불케 하는 연습을 했다. 일주일에 3일 이상 만나 실제 가족처럼 붙어다녔다고 한다.

“신 분석도 같이 하고 방향성도 함께 논의했어요. 일주일에 사흘씩 만나서 사투리 연습도 했고요. 저희끼리 신 분석을 하는데, 한 신당 우리가 준비한 버전이 네 가지가 넘었어요. 처음에 이런 느낌으로 했다면 다른 버전에선 또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요. 현장에서도 감독하고 의견 교류를 많이 했고, 리허설도 철저히 했어요.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어요. 사실 배우들끼리 어색하고 친하지 않으면 온전한 연기를 하기 힘들어요. 세 사람은 오래 만나서 많이 친해졌고, 서로에게 최대한 맞추면서 연기를 하려고 했어요. 그 덕에 장첸 일당이 더 부각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윤계상은 그러면서 첫 촬영 날을 떠올렸다. 오랜 시간 준비한 결과물을 처음 현장에서 공개하는 시간. 스태프들마저 자신을 깡패처럼 바라보는 걸 보며 신선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진선규, 김성규 배우와 함께 셋이 촬영장에 갔는데 스태프들이 정말 우리를 깡패 보듯이 보는 거예요. ‘장난 아니다’, ‘무섭다’ 이런 말을 하는데 신기하더라고요. 제가 붙임머리를 계속 하고 나오잖아요. 그 머리를 하고 편의점에 뭘 사러 가면 직원들도 저랑 눈을 안 마주쳤어요. 어느 날은 천안에서 촬영을 하다 배가 고파서 콜라랑 라면을 사러 편의점에 갔어요. 그 날이 장첸 일당이 룸살롱 가는 장면을 찍는 날이었는데, 그 복장 그대로 갔거든요. 편의점 직원이 제가 딱 들어갈 때 한 번 보고 끝까지 절 안 쳐다보더라고요. 거기서 라면을 먹었는데, 바로 옆에서 저를 보면서 얼마나 무서웠을지, 새삼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액션 신이 많은 만큼 몸 고생은 심했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는 장면도 많다. 가끔씩은 집에 와서도 장첸에 의해 살해당한 피해자들의 얼굴이 떠올라 힘들 정도로 몰입을 많이 해서 찍은 덕이다. 특히 이수파 두목 장이수(박지환)와 벌인 격투 신은 원테이크로 촬영돼 고단함이 더했다.

“그 장면은 정말 리얼하게 나온 것 같아요. 사실 마지막 화장실 신처럼 컷을 나눠서 찍은 다음에 빠르게 붙일 생각이었는데, 전날 리허설을 하는데 감독님이 긴급 회의를 하자는 거예요. 저야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 안무에 익숙하고 박지환도 그 합을 잘 외우더라고요. 회의에서 ‘원테이크로 가자’는 말을 했어요. 정말 힘들더라고요. 60합인데 한 번만 잘못해도 다시 가야 되는 거잖아요. 첫 번째 하고 한 시간 쉬고, 두 번째 하고 두 시간 쉬고 그랬어요. 모두 다섯 번을 촬영했고요. 처음엔 안무처럼 딱딱 맞춰서 하는 느낌이 났는데 나중에는 리얼하게 잘 되더라고요. 오후 4시쯤 촬영이 끝났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범죄도시’로 첫 악역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윤계상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다양한 배역에 도전하며 살고 싶다. 부모 역할도 가리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인물을 온전히 만들어내는 재미에 빠진 지금, 배우 윤계상은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제 장기는 지질한 건데 ‘범죄도시’ 한 번 했다고 절 잔혹한 악인으로 보겠어요? 그런다 해도 너무 좋아요. 배우로서 장첸 같은 이미지를 입을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일이죠. 배우로서 저는 변신을 늘 해왔어요.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앞으로도 여러 인물들을 만나고 싶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내는, 이런 맛을 처음 봤기 때문에 앞으로의 기대가 스스로도 커요.”

사진=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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