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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택시운전사’ 관람… 文 대통령의 영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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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택시운전사’ 관람… 文 대통령의 영화 정치

입력
2017.08.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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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진실에 도움” 눈물 훔치기도

과거사 문제 해결 메시지 녹아

영화 ‘변호인’ 본 뒤 정치 재개

‘카트’ 땐 참여정부 정책 반성

영화 선택엔 이념 편향 없었지만

“정책과 영화 연계” 주장도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의 한 극장에서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있다. 왼쪽은 영화 속 주인공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씨, 오른쪽은 택시운전사 김사복을 연기한 배우 송강호.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의 한 극장에서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있다. 왼쪽은 영화 속 주인공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씨, 오른쪽은 택시운전사 김사복을 연기한 배우 송강호.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서울 용산구의 한 극장에서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영화 속 주인공이자 1980년 당시 5ㆍ18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린 독일 출신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와 장훈 감독, 출연배우인 송강호ㆍ유해진씨 등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과 브람슈테트 여사는 영화 관람 이후 눈물을 훔쳤고 악수를 주고 받았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극장에서 영화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선 기간 문화예술인과의 간담회에서 “매달 한 번씩 영화ㆍ연극을 보면 (문화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문화ㆍ예술 공연을 관람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비하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택시운전사’에 관심이 있었고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영화를 보고 싶다는 뜻을 참모진에게 먼저 밝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관람 후 “아직까지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다. 이 영화가 그 과제를 푸는 데 큰 힘을 줄 것 같다”며 “광주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국민 속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지난달 발표된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많은 이들이 광주에 대한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후 부산의 민주화운동이란 것도 사실 광주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문 대통령의 영화 사랑을 거론할 때 첫 손에 꼽히는 건 ‘광해, 왕이 된 남자’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광해’를 보고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페이스북에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이 저절로 떠올랐던 모양”이라며 “백성을 대하는 국가 지도자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많이 생각하게 해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4년 1월 노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시절과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변호인’을 관람한 뒤에는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들어 역사가 거꾸로 가면서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본격적인 정치 재개를 알렸다. 이어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그린 ‘카트’를 관람하고선 참여정부 때 통과시킨 기간제법과 파견법이 오히려 해고자를 양산한 현실을 반성하는 등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관람한 영화가 논란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원전 사고를 다룬 ‘판도라’를 관람한 것을 두고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연관 짓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문 대통령의 영화 선택이 특정 이념에 편향되지는 않았다. 한국전쟁 실향민을 소재로 해 우파 영화로도 분류되는 ‘국제시장’과 남북 간 군사적 분쟁을 다룬 ‘연평해전’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우리 영토와 영해가 그냥 지켜진 게 아니라 장병들의 숭고한 목숨과 피, 희생으로 지켜진 것이라는 걸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택시운전사’ 관람 행렬에 동참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달 중 광주에서 민주화운동 유족과 영화를 함께 관람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 우원식 원내대표는 8월 임시국회가 시작하는 18일 이후 원내지도부와 영화를 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정치인 문재인 대통령이 본 영화
정치인 문재인 대통령이 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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