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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군부와 최후 협상… 여당은 “하야 거부 땐 21일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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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군부와 최후 협상… 여당은 “하야 거부 땐 21일 탄핵”

입력
2017.11.17 17:3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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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군 즉각 사퇴 주장에

무가베는 퇴임 늦추기 시도

연금 이후 공개석상 첫 등장도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17일 수도 하라레 외곽지역 한 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지난 14일 군부 쿠데타로 가택 연금 상태에 처해진 이후, 그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하라레=AP 연합뉴스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17일 수도 하라레 외곽지역 한 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지난 14일 군부 쿠데타로 가택 연금 상태에 처해진 이후, 그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하라레=AP 연합뉴스

37년이 넘는 장기집권 끝에 군부 쿠데타로 퇴임 위기에 놓인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이 군부와 최후 협상을 벌이고 있다. 내부 분열로 군부와 대립하던 여당도 다음주 탄핵을 예고함에 따라 그가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할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국영 일간 짐바브웨 헤럴드는 수도 하라레 국회에서 무가베 대통령과 전날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 수장 콘스탄티노 치웬가 장군이 웃으며 어깨 동무를 한 채 악수하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가택연금 상태였던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비밀리에 국회에 도착해 오후 10시30분쯤까지 몇시간 가량 군부와 회동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중재자로 배석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비시웨 마피사-은카쿨라 국방장관과 본가니 본고 국가안보장관, 무가베 대통령의 오랜 지인인 피델리스 무쿠노리 신부의 모습도 보인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군부는 17일 성명을 통해 “무가베 대통령과 진전을 위한 대화를 나눴다”며 사실상 퇴진 협상이었음을 인정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군부는 명예로운 퇴진을 보장하는 대신 즉각 사퇴를 주장하는 반면, 무가베 측은 가능한 한 퇴임 시점을 늦추려는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가베 대통령이 가족의 안위 등을 두고 줄다리기하는 가운데 그의 망명 국가로 남아공, 홍콩이 거론되기도 했다고 남아공 매체 데일리매브릭이 전했다. 17일 오전 그는 하라레 외곽지역의 한 대학교 졸업식에 참석, 지난 14일 쿠데타로 가택 연금 상태에 처해진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특별한 언급을 남기지는 않았다.

‘군부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던 집권여당도 결국 탄핵 카드를 꺼내 들며 무가베 대통령에 등을 돌렸다.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 지도부는 17일 대통령 탄핵안 초안을 만들기 위해 회동을 가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여당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무가베가 (하야 거부에) 완강한 태도를 보인다면 19일까지 그를 해임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21일 탄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권이 교체된다 해도 짐바브웨 민주주의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유력한 후임자로는 쿠데타 직전 경질돼 해외로 도피했다 16일 귀국한 같은 당 소속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이 거론된다. 음난가그와는 수십년간 무가베의 측근으로 그를 보필하며 인종학살, 부정선거 등에 관여했다. 그를 비롯한 차기 지도부도 “정치 노선은 무가베와 별차이가 없다”고 영국 BBC방송은 평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로버트 무가베(오른쪽 두번째) 짐바브웨 대통령이 16일 수도 하라레 국회에서 쿠데타를 주도한 콘스탄티노 치웬가(맨 오른쪽) 장군,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단 등과 함께 퇴진 협상 후 나란히 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로버트 무가베(오른쪽 두번째) 짐바브웨 대통령이 16일 수도 하라레 국회에서 쿠데타를 주도한 콘스탄티노 치웬가(맨 오른쪽) 장군,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단 등과 함께 퇴진 협상 후 나란히 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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