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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미국을 존중하기 시작” 양면전술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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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미국을 존중하기 시작” 양면전술 개시

입력
2017.08.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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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멈춘 北 긍정적 평가하며

中ㆍ러시아 제재로 ‘효율적 압박’

틸러슨도 “北, 대화 가능성 보여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2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 지지자 집회 연설직전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피닉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2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 지지자 집회 연설직전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피닉스=AP연합뉴스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몰아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돌연 북한에 유화적 신호를 잇따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최근 긴장조성 행위를 멈춘 김정은 정권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이를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의중을 동시에 내비쳤다. 하지만 이에 앞서 미 재무부는 북한 핵개발에 필요한 자금과 자재를 공급한 혐의로 중국, 러시아 등 회사와 개인에 대해 독자제재를 가해 북한의 원유와 자금줄을 옥좼다. 외교 및 경제적 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 동시에 대화 가능성을 비치는 양면전술을 펼치는 셈이다. 사실상 당근과 채찍을 함께 들어 북한을 효율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이고, 북미 대화 가능성의 여지를 여전히 파악하기 힘든 상태여서 한반도 상황의 모호성은 가중되는 분위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열린 대규모 지지자 집회에서 “김정은이 우리를 존중(respect)하기 시작했다. 나도 그런 사실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무엇인가가 곧 일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도 이날 국무부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 정권이 과거와는 달리 어느 정도의 자제를 분명히 보여준 데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안을 채택한 이래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도발 행위들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런 것들이 가까운 장래에 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행동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취한 단계만큼은 인정하고 싶으며 이를 짚고 넘어가는 건 중요하다”며 본인의 발언 취지까지 밝혔다.

이에 대북 시그널에 있어 혼선을 빚어온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모처럼 코드를 정확히 맞춰 북한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일각에서는 대북 선제타격까지 위협했다가 최근 잇따라 북한을 긍정 평가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옵션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해 북미 대화 가능성을 내비친 언급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강온 가운데 한쪽으로 기울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정부가 보낸 대화와 제재 두 메시지가 북한을 길들이기 위한 투트랙 전략의 일환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엘리자베스 로젠버그 ‘새로운 미국안보센터’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제재들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압박이 느슨해지지 않으리라 내다봤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금 미 정부에선 외교적 압박과 군사위협을 어떻게 병행할지를 놓고 맹렬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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