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회생을 모색해 온 STX조선해양에 대해 산업은행이 25일 “현 상황에선 이달 말 부도가 불가피하다”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은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STX조선해양은 이르면 다음달 법정관리에 들어갈 전망이다. 한때 세계 조선업계 4위로까지 군림했던 STX조선해양은 이제 공중분해(청산)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산은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채권단 실무자회의를 가진 뒤, "주채권은행으로서 추가자금을 지원하며 자율협약을 지속할 경제적 명분과 실익이 없으며, STX측도 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달 말까지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법정관리 전환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산은에 따르면 최근 외부전문기관의 진단 결과, STX조선해양은 유동성 부족이 심화돼 이달 말 부도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까지 수주해 놓은 선박을 건조해 인도금을 받더라도 7,000억~1조2,000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산은은 추정했다. 채권단이 선박 건조를 위한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더라도 상환 가능성이 없는 만큼 법정관리로 채무를 정리하고 생존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STX조선해양은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돌입, 38개월간 4조5,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았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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