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하나하나 보석 같은 관광지 하나 둘씩 엮다, 더욱 빛나다

알림

하나하나 보석 같은 관광지 하나 둘씩 엮다, 더욱 빛나다

입력
2016.12.28 18:00
0 0
국내여행 활성화를 목표로 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사업이 권역 선정을 마치고 본격 개발에 들어갔다. 10선 권역에 포함된 전남 목포의 새 관광명소로 뜨고 있는 목포대교 낙조 풍경.
국내여행 활성화를 목표로 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사업이 권역 선정을 마치고 본격 개발에 들어갔다. 10선 권역에 포함된 전남 목포의 새 관광명소로 뜨고 있는 목포대교 낙조 풍경.

평창로드ㆍ선비문화 등 10선

지자체 3~4곳 하나의 코스로

권역별 맞춤형 관광 개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에 120명 규모의 관광 모니터링단이 파견됐다.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개선할 임무를 맡은 ‘대한민국 관광 업그레이드 모니터링단’이다. 이들은 10선에 1차 선정된 지역을 구석구석 여행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진단하고 개선점을 제안했다.

관광 업그레이드 모니터링단은 정부가 2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대한민국 테마 여행 10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범했다.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은 우리나라 지역관광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3~4개의 지방자치단체를 하나의 관광권역으로 묶어, 이를 집중적으로 발전시키는 5개년 프로젝트다.

새로운 관광시설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관광자원들을 관광객 동선에 따라 연결시키고, 지자체별 ‘점’ 단위 지원에서 관광코스를 잇는 ‘선’ 단위 연계로 전환하겠다는 발상이다. 인근 지역 지자체 3~4곳의 관광명소들을 코스로 묶어 관광여건의 개선부터 마케팅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보석 같은 관광지를 목걸이를 꿰듯 잇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연결된 보석 하나하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사업이다.

39개 지자체 포함 10선 최종 선정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6일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대상 지역을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지역은 총 39개 지자체로, 지난번 1차 선정 결과와 동일하다. 9~10월 지자체 수요조사와 현장 전문가의 추천을 토대로 1차 선정이 이루어진 이후, 11~12월 동안 각 지자체 간 협력 방안과 코스 개발 회의가 이어졌으며, 전문가 현장답사, 지자체들의 사업추진계획 발표ㆍ평가를 거쳐 사업 지역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선정된 코스는 ▦평화안보(인천, 파주, 수원, 화성) ▦평창로드(평창, 강릉, 속초, 정선) ▦선비문화(대구, 안동, 영주, 문경) ▦섬과 바람(거제, 통영, 남해, 부산) ▦해돋이 역사기행(울산, 경주, 포항) ▦남도 바닷길(여수, 순천, 보성, 광양) ▦시간여행(전주, 군산, 부안, 고창) ▦남도 맛 기행(광주, 목포, 담양, 나주) ▦백제문화(대전, 공주, 부여, 익산) ▦자연치유(단양, 제천, 충주, 영월) 등이다.

거제 외도에서 바라본 해금강.
거제 외도에서 바라본 해금강.

관광객의 목소리 적극 반영

정부는 모니터링단과 전문가 자문,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10선 육성 과정에 관광객의 불만과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이번 모니터링단에선 교통문제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여행지 첫 인상인 버스터미널의 시설 보수와 환경 개선, 노후화된 버스정류장 개선, 배차정보 제공, 지자체간 관광지간 연계 노선 확대 등이다.

선비문화 권역을 방문한 대학생 최예린씨는 “안동 영주 문경의 관광지 대부분은 만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우수했는데, 체험프로그램은 추운 날씨를 이유로 운영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 4계절 내내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현장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관광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소권역 프로그램 개발 ▦교통편의 개선 ▦평창로드와 올림픽과의 연계ㆍ협력 ▦해안권 지역의 연안 크루즈 등 해양 이동통로 개발 병행 등을 제안했다.

문체부는 더욱 과학적인 동선 분석과 수요자 맞춤형 정책 개선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휴대폰 통신량,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 내비게이션 목적지, 인터넷 카페ㆍ블로그 등 소셜 데이터 등을 분석해 관광객 체류일, 관광업종 매출액 등 지역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권역별 집중 타깃 수요층을 설정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백제문화권인 충남 부여의 정림사지 5층 석탑.
백제문화권인 충남 부여의 정림사지 5층 석탑.

권역별 총괄기획자 중심 추진

최종 선정이 끝났으니 이제부턴 해당 권역이 얼마나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느냐에 성패가달렸다. 가장 중요한 건 지자체간 협력을 통해 공통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선정 지역의 실행과제는 권역별 총괄기획자(PM)를 중심으로 구체화된다. 총괄기획자는 내년 1월부터 공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총괄기획자는 해당 권역의 콘셉트에 맞는 대표 코스 구성, 각 지역의 연차별 계획 수립과 실행, 성과 관리 등을 담당하게 된다. 지자체 간 의견 조율, 주민과 관광사업체의 참여 유인 등에서 총괄기획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인근의 지자체들이 서로를 경쟁 상대가 아닌 협력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각 지역들은 담당 공무원뿐 아니라 지역 대학, 연구원, 관광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공동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선비문화 권역에선 지자체와 대구경북연구원이 머리를 맞대고 추진계획서를 마련했고, 앞으로는 대구컨벤션관광전담조직과 경북관광공사, 지역 여행사까지 협력체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함께 공동이익 추진하는 연대의식 절실

남도 맛기행 권역에 포함된 목포시의 경우 10선 육성을 통한 지역 관광 경쟁력 제고에 기대가 크다. 목포, 나주, 광주, 담양 등이 속한 이 권역이 내건 슬로건은 ‘서울보다 새롭다, 제주만큼 즐겁다… 영산강 물길 따라 떠나는 남도 맛기행’이다.

목포시 관광과 이승만 팀장은 “4개의 지자체가 공통의 테마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해당 지역들을 함께 묶는 매력적인 관광상품을 개발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담양을 방문한 이들을 목포까지 유인하고, 또 목포 여행객을 담양까지 가도록 하는 분산ㆍ유인 프로그램 개발에 공동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5년간 추진되는 이 사업에선 민간의 참여가 상당히 중요하다. 숙박 음식점 일반 관광사업자 등이 적극 참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지자체가 함께 하는 사업이기에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 팀장은 “서로 자기 지역만 내세우면 사업을 할 수 없다. 4곳 모두 함께 전진하는 것을 제일 큰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쇼류도(昇龍道) 같은 광역관광주유루트(본보 15일자 25면)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담당자들도 “지역별 도시간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예산 배분의 문제로 다툼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서로의 공동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연대의식이 절실하다”고 충고했다.

문체부는 기존의 사업들을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지역과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기존에 문화ㆍ콘텐츠 분야에 축적된 스토리텔링 자원을 지역의 풍부한 이야기로 제공하고, 터미널 열차역 등 지역 관문의 정비가 필요한 곳에는 ‘공공디자인으로 행복한 공간 만들기’ 사업 등을 연계할 계획이다. 향후 부처 간 협업, 민간 부문의 참여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성원 기자 sungw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