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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에서만 볼 수 있는 ‘무늬’만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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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에서만 볼 수 있는 ‘무늬’만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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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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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에 중국대표로 출전하는 kt 투수 주권. 한국일보 자료사진
WBC에 중국대표로 출전하는 kt 투수 주권. 한국일보 자료사진

kt 투수 주권(22)이 중국대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기로 하면서 WBC의 유연한 국적 규정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주권은 1995년 중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중국 동포로, 2007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WBC는 선수 본인의 국적은 물론, 부모 혹은 조부모 가운데 한 명의 국적을 선택해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6년 대회 창설 당시 야구의 세계화라는 취지로 전 종목을 통틀어서 가장 탄력적인 국가대표 자격 규정을 만들었다.

부모도 아닌 조부모 중 한 명의 혈통만 같아도 될뿐더러 ‘시민권과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의 대표로도 출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규정으로 2013년 3회 대회에서 호주야구협회가 호주세미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구대성(48)의 발탁을 논의한 바 있다.

주권에 이어 은퇴한 전 메이저리거 브루스 천(40)도 중국대표팀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야구 변방국 중국은 일약 주목 받는 팀이 됐다. 천은 파나마 국적의 중국계 3세로, 조부모가 20세기초 중국을 떠나 파나마에 정착했다. 1998년부터 2015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통산 82승(81패)을 올렸다. 전설의 마무리투수 마리아노 리베라(82승60패, 652세이브)와 함께 파나마 출신 빅리거 최다승 타이기록이다. 천은 “내 뿌리를 찾는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WBC 출전에 부모님은 무척 자랑스러워하시며, 조부모님이 살아 계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지 모른다”고 중국대표 발탁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 3차례 WBC에서도 이 규정을 활용해 다양한 국가의 대표로 분산된 메이저리거들이 적지 않다. 은퇴한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2006년 1회 대회는 미국, 2009년 2회 대회는 도미니카공화국 대표로 번갈아 출전했다. 박찬호와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마이크 피아자는 1회 대회 때 할아버지 나라인 이탈리아 대표로 출전해 화제를 모았다. 제3회 WBC를 앞두고 2012년 열린 아시아 지역예선에서는 조니 데이먼이 어머니의 나라 태국대표팀 유니폼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도 유대계 미국인인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와 이안 킨슬러(디트로이트)가 미국과 이스라엘 대표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둘 모두 미국을 택했다. 이스라엘과 1라운드 같은 조에 속한 한국으로선 다행이다.

한국도 규정대로라면 다양한 선수를 국가대표로 영입할 수 있다. 당장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는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기 때문에 영주권 취득 자격을 갖췄다. 1회 대회 때도 한국계 3세 가네모토 토모아키(한국명 김지헌)나 요코하마의 강타자였던 긴조 다쓰히코(한국명 김용언)의 대표 발탁이 가능했다. 물론 이들의 대표팀 합류를 사전에 검토했더라도 국내 정서상 성사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탬파베이의 최현도 국가대표 발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우리도 다각도로 검토를 해 보지 않은 건 아니다”라면서 “최현의 경우는 지금 있는 대표 선수보다 뛰어나다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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