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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떠나고 힐링이 왔다… 진화하는 로맨틱코미디

입력
2015.01.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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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여성이 왕자 만나던 90년대

2000년대 김삼순 등 독립적 여성상

별그대선 판타지 불러 男주인공 인기

올핸 트라우마 치유하는 캐릭터 기대

마음의 상처를 입고 다양한 인격을 드러내는 주인공들이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등장했다. MBC ‘킬미, 힐미’ 제공
마음의 상처를 입고 다양한 인격을 드러내는 주인공들이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등장했다. MBC ‘킬미, 힐미’ 제공

신데렐라 이야기는 로맨틱코미디(이하 로코)의 고전이다. 가난한 재투성이 아가씨가 백마 탄 왕자를 만나 달콤한 사랑을 나누고 신분 상승이라는 보너스까지 얻는 이 고전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여전히 인기를 모으는 장르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MBC ‘예감’(1997), SBS ‘미스터 큐’(1998), ‘토마토’(1999) 등의 로코 드라마가 등장했다. 당시 로코는 나약하고 착한 ‘캔디형’ 여주인공이 재벌 3세의 도움을 받아 사랑과 성공을 이룬다는 내용이 많았다. 실제로 ‘예감’에서 이혜영은 구두 디자이너로, ‘미스터 큐’와 ‘토마토’에선 김희선이 각각 패션과 구두 디자이너로 연기했다.

안방극장은 2000년대 들어 로코 장르를 본격적으로 펼쳐 보인다. SBS ‘파리의 연인’(2004), MBC ‘내 이름은 김삼순’(2005)과 ‘커피프린스 1호점’(2007) 등은 당시 20~40%의 시청률을 보이며 큰 인기를 모았다. 드라마의 여주인공인 강태영(김정은), 김삼순(김선아), 고은찬(윤은혜)은 밝고 긍정적이며 독립적인 성격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다는 점에서, 악인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보호본능을 자극한 1990년대의 캔디형 주인공과 대비된다. 이는 여성의 사회 활동 증가와 맞물려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이후의 로코에는 판타지가 섞였다. 외계에서 온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톱스타를 그린 SBS ‘별에서 온 그대’(2013), 300년을 거슬러 조선시대의 선비를 등장시킨 tvN ‘인현왕후의 남자’(2012), 귀신을 보는 여주인공이 나오는 SBS ‘주군의 태양’(2013), 영혼이 바뀌는 남녀가 등장하는 SBS ‘시크릿 가든’(2010) 등은 판타지로 드라마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이들 드라마는 여주인공이 아닌 남주인공에게도 큰 비중을 두었고 그 결과 김수현, 지현우, 현빈 등이 로코의 한 축을 이루며 인기를 얻었다.

SBS '하이드 지킬, 나'. SBS 제공
SBS '하이드 지킬, 나'. SBS 제공

2015년형 로코는 또 달라져서 ‘캔디형’ 여주인공도, 판타지도 없다. 대신 정신적 치유가 필요한 캐릭터가 있을 뿐이다.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다중인격자가 된 남자가 나오고 안면홍조로 대인기피증이 생긴 여자가 등장한다. MBC ‘킬미, 힐미’와 SBS ‘하이드 지킬, 나’, tvN ‘하트투하트’가 그렇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다양한 인격을 드러내는 주인공들의 일상이 웃음을 유발하고 가슴 찡한 먹먹함을 준다.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들이 나오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로맨스가 이어진다.

‘킬미 힐미’의 김진만 PD는 “코미디와 액션, 브로스맨(남자끼리의 끈끈한 우정) 등 다양한 내용을 섞어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드라마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 30대 여성 시청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로코를 가족드라마로 진화시키겠다는 의미다. ‘하이드 지킬, 나’의 조영광 PD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이 실제로 많은데, 드라마에서 이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사랑과 인간애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tvN '하트투하트'. tvN 제공
tvN '하트투하트'. tvN 제공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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