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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때문에… 발 묶인 기숙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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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때문에… 발 묶인 기숙학교 학생들

입력
2015.06.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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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로 기숙학교·학원이 귀가 조치 제한을 해 학생들의 발이 묶였다. 사진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세계간호사대회 세계학생대회에서 참석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메르스 여파로 기숙학교·학원이 귀가 조치 제한을 해 학생들의 발이 묶였다. 사진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세계간호사대회 세계학생대회에서 참석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율형사립고인 서울 하나고 학생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우려로 한 달에 한번뿐인 귀가일이었던 지난 5일 집에 가지 못했다.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이 집에 다녀오는 과정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학교측이 귀가를 금지한 것이다. 학교는 방과후수업 강사의 출입과 학부모 상담까지 막을 정도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했다가 개인물품을 조달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19일 귀가를 허가했다.

대신 학교는 전체 학생들의 집에 전화해 가족 중 격리자가 있는지를 확인했고, 21일 학교로 돌아오는 학생들의 동선과 발열 여부를 일일이 체크했다. 이 학교는 학부모 상담과 면회는 여전히 불허하고 있다.

메르스 때문에 일주일 또는 한 달에 한 번 집에 돌아가는 기숙학교ㆍ학원 학생들의 발도 묶였다. 학부모들은 학교의 귀가 제한조치를 이해한다는 반응이지만 일부 학생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경남외고도 12일 학생들에게 귀가 금지령을 내렸다가 19일 해제했다. 경남 창원시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일부 학부모들이 창원지역 학생들의 귀가에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 다니는 1학년 자녀를 둔 박주영(46)씨는 “학교에서 기침 한 번만 해도 보건실에서 체온을 잴 정도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아직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아 일부 반발이 있더라도 학교의 제한조치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의 기숙학원들도 외출과 학부모 면회 등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기숙사를 운영하는 용인종로학원 관계자는 “외출ㆍ외박ㆍ부모 면회 등은 전면 금지했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외부에 나간 입시생들은 2주간 입실을 못하게 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방침은 7월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학원은 식자재 운반 차량 등 외부 차량이 들어올 경우 전면 소독을 실시하고, 하루 2번 원생 전원에 대해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얼굴을 보지 못해 아쉽지만 대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학교ㆍ학원의 조치를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의 귀가를 손꼽아 기다렸기 때문에 당장은 아쉽지만 제한조치에 불만은 없다”며 “(아들이) 부탁해 놓은 사전과 텀블러 등을 택배로 부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완전한 격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귀가만 제한하는 데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지난 5일 귀가 금지령을 내렸다가 12일 해제한 경기 A외고에 다니는 윤모(18)양은 “학생들만 기숙사에 남겨놓고 선생님, 급식ㆍ청소 도우미 분들은 출퇴근을 하는 점이 의아했다”며 “주말에 학원에 가지 못해 학습진도를 맞추지 못하고, 학원비를 날리게 되는 셈이어서 불만도 많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경기 지역의 메르스 확산세가 한 풀 꺾이자 귀가제한을 푼 뒤 학생들이 돌아올 때 개인물품 소독과 체온검사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김연수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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