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역사 인식 연이틀 비판 "가치관 공유하는 한·일, 화해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0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일본측의 성의 있는 해결을 촉구했다. 9일 양국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서 “과거를 정리하는 것이 화해의 전제”라고 언급한 데 이어 연 이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역사 인식을 비판한 것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도쿄의 한 호텔에서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와 40분 가량 회담했다. 오카다 대표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역사인식의 문제에 대해 전후 독일 주변국과 화해한 사례를 소개하며 “일본과 한국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어 화해가 중요하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종전 70주년을 맞이하지만 중국, 한국과의 화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오카다 대표의 언급에 “과거에 대한 완전한 해결은 불가능한 만큼 항상 과거와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의 발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청구권 협정을 통해 법적으로 종결됐다는 아베 정권의 미온적 태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켈 총리가 가치관 공유를 언급한 것도 최근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서 한국 관련 내용에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이 삭제된 것을 빗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카다 대표는 한일간 과거의 노력을 소개한 뒤 “고통을 준 사람은 빨리 잊고 싶지만, 고통을 받은 사람은 쉽게 잊을 수 없다”며 “이런 것을 감안해 화해의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9일 일본을 방문한 메르켈 총리는 아사히(朝日)신문이 주최한 강연회에서 독일이 유럽국가들과 화해가 가능했던 것은 “과거를 제대로 직시했기 때문”이라며 일본을 비판해 세계 언론으로부터 “일본의 잘못된 과거사를 환기시켰다”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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