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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벤츠 파텐트 모터바겐(7월3일)

입력
2017.07.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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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휘발유 자동차 '벤츠 파텐트 모터바겐'이 1886년 오늘 일반에 공개됐다. 자료사진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 '벤츠 파텐트 모터바겐'이 1886년 오늘 일반에 공개됐다. 자료사진

1886년 7월 3일, 세계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 ‘벤츠 파텐트 모터바겐(Benz Patent-Motorwagen)이 등장했다. 4행정 후륜구동의 세 바퀴 자동차. 0.9마력의 힘으로 분당 400회전하는 엔진을 장착했다. 차체는 나무와 금속으로 제작돼 무게가 약 100kg이었고, 가격은 당시 기준 600마르크(현 시세로 약 4,000달러)였다.

칼 벤츠(1844~1929)는 한 해 전 첫 모델을 제작해 86년 1월 특허를 출원했다. 그는 기계회사와 건축ㆍ제철 회사 등을 전전하던 끝에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꿈을 위해 27세에 첫 회사를 설립했고, 곡절 끝에 79년 엔진(2행정)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점화장치와 기화기, 클러치와 기어 시스템, 수냉식 냉각기 등 바퀴를 제외한 자동차의 거의 모든 기초 부품을 사실상 혼자 고안해 낸 천재였다.

하지만 가까운 이동 수단으로는 마차가 보편적으로 쓰이던 때였다. 웬만해서는 고장 날 일도 없고, 연료를 주입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작동’에 익숙한 마차를 두고 비싼 돈을 지불해가며 차를 구입하려는 이는 드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벤츠는 성능을 향상시킨 2호와 2마력의 3호를 잇달아 개발했고, 3호의 경우 웬만한 마차보다 빠른 최고 시속 16km를 기록했다. 산업혁명의 발상지 영국서는 1830년대부터 증기 자동차가 대중교통수단으로 도입됐지만, 이른바 적기조례(Red Flag Act, 1896년 폐지) 즉 시가지 내에서 자동차는 시속 3km 이상 달리지 못하게 했다. 마차의 말이 놀라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돌파구를 연 건 1872년 결혼한 벤츠의 아내 베르타 벤츠(Bertha Benz, 1849~1944)였다. 베르타는 88년 3월, 남편과 상의 없이 3호차를 몰고 만하임에서 포르츠하임의 친정까지 약 104km를 주행했다. 일종의 성능 시범이자 홍보 퍼레이드였다. 연료가 바닥나자 약국에서 리그로인이라는 석유용제를 사다가 주유했고, 막힌 기화기 노즐을 머리핀으로 뚫었고, 브레이크가 닳자 구두 수선공에게 가죽을 덧대게 했다. 그는 발명가 남편의 재정 파트너이자 빼어난 기술 파트너였다. 사흘 뒤 귀환하기까지 그는 194km를 주행한 최초의 장거리 자동차 레이서이기도 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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