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당뇨 겹쳐 다리에 문제, 혈액 순환 장애 장기치료 받은 듯"
41일 만에 지팡이를 짚고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어떨까. 국내 전문의들은 14일 단순 발목 이상이 아닌 고도비만, 당뇨, 심장병, 통풍 등 여러 질환이 겹쳐 다리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순 발목부상으로 41일 간 자리를 비우긴 힘들다”며 “고도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 복합 질환 탓에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해 장기간 치료 받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박 교수는 “건강에 문제가 있을 때 직격탄을 맞는 부위가 다리인데, 김정은 제1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완치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김일성 닮기’ 우상화 작업이 건강의 총체적 부실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무모하게 체중을 늘린 것이 화근이 된 것 같다”며 “다리에 문제가 생겼다면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41일 간 누워서 지냈을 확률이 높고, 이 때문에 운동량이 감소해 상태가 빨리 호전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김 제1위원장은 2010년 9월 후계자로 공식 추대됐을 때 체중이 90kg 정도였지만 매년 살이 불어 고도비만 상태인 120kg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젊은 나이의 통치에 따른 과도한 스트레스 등 정신적 문제도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절대 권력자인 김 제1위원장에게 건강과 관련된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김 제1위원장과 같은 이들은 건강문제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민선 교수도 “김 제1위원장이 술과 담배를 자제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만 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리통증 완화를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했을 가능성도 있다. 임재현 나누리서울병원 원장은 “사진을 보니 유난히 얼굴이 부어 있는데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갑자기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하면 얼굴이 달처럼 커질 수 있다”며 “김 제1위원장은 통풍과 함께 고도비만으로 척추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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