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성 기자

등록 : 2017.03.21 04:40
수정 : 2017.03.21 04:40

[강원 인사이트] 올림픽 시설 '적자 유산' 탈피 여전히 난제

등록 : 2017.03.21 04:40
수정 : 2017.03.21 04:40

경기장 사후 활용 계획 일부 마련

그나마 공연ㆍ생활체육 등 한계

지속적으로 수익 창출 기대 못해

강릉ㆍ정선 중봉 경기장 아직 무대책

연간 수십억 적자 피해 떠안아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강원FC 홈 경기장으로 변신한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 강원개발공사 제공

지난 18일 오후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강원FC의 올 시즌 두 번 째 홈 경기가 열린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잔디 상태 등 여전히 미숙한 점을 드러냈으나, 축구팬들이 관중석과 그라운드 간 거리가 5~10m에 불과한 이 경기장에서 생동감 넘치는 경기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스포츠계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평창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많은 의미를 남겼다”는 평가를 내놨다.

알펜시아 스타디움은 평창동계올림픽 스키점프 센터 착지장을 축구장으로 개조한 경기장이다. 강원FC는 지난해부터 홈 경기 일부를 이곳에서 치르고 있다. 올 시즌에는 19차례 홈 매치가 열린다. 구단 측은 강원개발공사는 축구 관람과 알펜시아 숙박을 함께 할 수 있는 ‘강원FC 패키지’를 출시해 관중몰이에 나선다. 강원도 입장에선 올림픽 시설 활용이라는 큰 과제 하나를 해결한 셈이다.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평창올림픽 경기장의 사후활용 계획은 어디까지 진행됐을까.

강원도는 12개 경기장 가운데 10개의 활용방안이 정해졌다고 20일 밝혔다.

하지만 아시아리그에 참여하는 대명 킬러웨일즈 홈 링크가 될 강릉하키센터와 대학 측이 관리를 맡는 관동하키센터를 제외하면 아직 미흡한 수준이란 평가다.

강원도는 일본 나가노(長野)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조성된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는 올림픽 이후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종목 국가대표 훈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0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해 2㎞가 넘는 트랙을 갖춘 경기장치고는 활용방안이 제한적인 것이 사실. 한 스포츠 전문가는 “썰매 종목의 경우 유럽과 북미 선수들의 장비 운반비용과 컨디션 조절 문제 등으로 아시아에서는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처럼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국제대회를 열기 힘들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몇 년 전 분산개최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원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중봉 정상에 건설된 정선 알파인 스키 경기장. 슬로프 조성과 리프트 설치 등에 모두 2,034억 원이 들어간 이 경기장은 아직 올림픽 이후 활용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 강원도 제공

강원도는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최근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 봅슬레이 등 썰매를 개조해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체험 시설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효성에 의문이 남는다.

컬링센터와 아이스아레나, 크로스컨트리ㆍ바이애슬론센터 등 대부분 경기장의 사후 활용 계획이 주민들을 위한 생활체육 시설이나 공연장, 엘리트 선수 훈련장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더구나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정선 중봉 알파인 경기장은 아직 활용방안이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 들어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올림픽 이후 냉동창고와 컨벤션 센터, 워터파크로 개조해 운영하고 싶다는 갖가지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한 국가관리 방안을 모색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이다. 강원도 스스로 사후활용 방안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 동안 인간의 손길을 거부한 원시림에 2,034억 원을 들여 조성한 중봉 알파인 경기장도 뾰족한 활용방안이 없기는 마찬가지. 최근 강원도 안팎에서 알파인 경기장 하부를 일반 스키장으로 조성하고 상부를 야생화 단지 등으로 복원하자는 의견이 나오지만 천문학적인 예산과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산업전략연구원은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지금 상태로라면, 올림픽 이후 정선 알파인 경기장의 경우 연간 31억 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22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강원도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최첨단 기술로 악조건 속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올림픽 경기장을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원도를 향해 “지금까지 들어간 노력만큼 경기장 사후활용을 위한 아이템 개발과 정부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공감대 형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짜임새 있는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이 올림픽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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