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철환
특파원

등록 : 2017.05.14 15:11
수정 : 2017.05.14 21:47

美 60년대 헤어스타일 유행에 이발소 ‘기둥’ 쟁탈전

[특파원 24시]

등록 : 2017.05.14 15:11
수정 : 2017.05.14 21:47

드라마 ‘매드 맨’ 인기 업고

미용실 잇따라 ‘바버 폴’ 설치하자

이발업계 편든 정부 단속 나서

미국 남성들 사이에서 짧은 1960년대식 짧은 머리 스타일을 유행시킨 인기 드라마 ‘매드 맨’의 홍보 포스터. 면도기로 다듬을 짧은 머리 때문에 남성 고객들이 대거 이발소로 빠져 나가면서 미국 이발ㆍ미용업계가 대립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바버 폴’(Barber Poleㆍ이발소 간판기둥) 독점 사용권을 둘러싼 이발ㆍ미용업계 간 대립이 가열되고 있다.

미용업계가 남성 고객 유인을 위해 적(赤)ㆍ청(靑)ㆍ백(白) 무늬가 회전하는 ‘바버 폴’을 설치하기 시작하자 이발업계로부터 강력한 로비를 받은 다수의 주 정부가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동부 뉴햄프셔주에서 서부 애리조나주까지 미 전역에서는 바버폴을 불법 설치한 미용실에 대한 단속 작업이 진행 중이다.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사라 라운더 미용사는 건물 외벽 벽돌을 ‘바버 폴’처럼 적ㆍ청ㆍ백 3색으로 칠했다는 이유로 주 당국으로부터 500달러 벌금을 받았다. 애리조나주에서도 이 주의 오래된 ‘R-4-5-305’ 행정명령을 근거로 이른바 이발사 경찰로 통하는 단속요원들이 이발사를 고용하지 않은 채 ‘바버 폴’을 설치한 미장원을 단속하고 있다. 샘 바르셀로나 단속관은 “최초 적발되면 계도로 끝나지만 계속해서 위법이 발견되면 적발할 때마다 최대 벌금 50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이발사 총 5만9,000여명과 그 열 배에 달하는 미용사들이 미국인들 머리를 다듬어 왔지만, 지금처럼 전국적으로 바버 폴 분쟁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발사들은 면도기 사용, 미용사들은 파마 등 각각 고유영역을 인정하며 공존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196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매드 맨’(Mad Man)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두 업계에 갈등이 시작됐다. 평소 미용실을 찾던 미국 남성들이 매드 맨에 등장하는 남성 출연자들의 1960년대식 짧은 머리를 흉내내기 위해 대거 이발소로 몰려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미미용사연합 샌드라 멀린스 회장은 “남성 고객 취향에 맞춰 미장원이 바버 폴을 설치하는 것은 (마케팅 차원의) 당연한 조치이며 바버 폴을 이발사의 전유물로 규정하고 단속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이발소. 오른쪽 창문의 ‘바버 폴’이 눈에 띈다. 조철환 특파원

반면 이발사업계는 바버 폴은 유구한 역사를 통해 이발사들만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으며, 미용사 업계가 넘보지 말아야 할 것을 탐낸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바버 폴을 무단 사용하는 주변 미용실의 실태를 지방정부에 신고하고 있디. 미국이발사협회 레니 패튼 회장은 “바버 폴 독점권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 업계에 매우 중요하다”며 “9월 열릴 협회 총회에서 이 문제를 핵심 안건으로 상정해 우리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발ㆍ미용업계간 다툼에 미국 주요 지방정부는 이발업계 편을 들고 있다. 뉴햄프셔 주당국은 최근 라운더 미용사가 제기한 재심 요청을 기각하는 한편, 이발사들에게만 바버 폴 사용권을 인정한 규정에 따른 단속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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