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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헌 기자

등록 : 2017.10.12 16:00
수정 : 2017.10.12 16:24

제주국가정원에 웬 중국 판다곰?

등록 : 2017.10.12 16:00
수정 : 2017.10.12 16:24

기본계획 조사용역 결과 논란

제주 식생ㆍ환경 등 반영 안돼

도, 기본구상안 전면 수정 요구

제주 물영아리오름 습지 일대를 국가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밑그림이 제시됐지만 제주지역 특성과 동떨어진 기본구상안이 제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물영아리오름 전경. 제주도 제공.

우리나라 최초 습지보호지역이자 국내에서 5번째로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제주 물영아리오름 습지 일대를 국가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밑그림이 제시됐다.

하지만 대규모 대나무 숲을 조성해 판다곰을 사육하자는 방안 등 제주지역 특성과 동떨어진 기본구상안이 제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연구원에 의뢰해 수행하고 있는 ‘제주국가정원 조성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용역’ 중간보고서를 통해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오름 일대 산림청 소유의 170만㎡에 제주국가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하지만 용역진이 제시한 2가지의 제주국가정원 기본구상안을 보면 사업대상부지는 물론 제주지역 환경ㆍ식생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1안은 ‘한국 제1의 대나무 테마정원으로 국가정원 지정 방안’으로, 국내 유일한 대나무 테마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10만㎡ 규모의 대나무숲을 조성하는 것 등이다. 전체 사업비는 1,960억원으로 예측됐다.

용역진은 연간 강수량이 1,500~2,000mm에 이르는 습지이자 난대기후로 물영아리 오름 일대가 대나무 생육의 최적지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18종의 대나무를 먹고 사는 중국의 국보급 동물인 판다곰 랜드를 조성하자는 계획을 제시했다. 또 중국 등 12개국의 대나무 정원을 조성하는 것을 비롯해 대나무 품종 연구를 위해 연구소, 대나무 박물관, 정원 내부를 순환할 수 있는 순환열차 도입 계획도 포함됐다.

하지만 물영아리 오름 일대는 대나무 자생지도 아니고, 제주지역 특성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용역진은 또 30만㎡ 규모의 4계절 플라워가든에 댑싸리, 코키아, 네모필라 등의 식물원을 조성하는 계획도 제안했다. 그러나 이들 식물들은 제주의 자생식물이 아닌 외래종 식물로 제주지역 식생과는 연관성이 적다.

2안에도 생태1등급 보호지역이자 람사르보호습지인 물영아리 오름 정상까지 루지와 루지리프트를 설치하고, 물영아리 오름 둘레에 모노레일을 설치한다는 방안이 포함되는 등 국가정원 성격과는 맞지 않은 계획이 제시됐다. 2안의 사업비는 1,3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번 제주국가정원 기본구상안과 관련 도내 환경단체 관계자는 “이같은 방식의 국가정원이라면 차라리 물영아리 오름을 그대로 놔두는게 맞다”며 “제주식생과 환경, 문화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제주환경과 전혀 맞지 않은 용역 결과는 의미가 없다”며 “기본구상안에 대한 전면 수정을 용역진에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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