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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비난 위한 비난 한다” 비뚤어진 언론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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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비난 위한 비난 한다” 비뚤어진 언론관 그대로

입력
2017.04.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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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한 기사 소재 제공하고

비판적 언론엔 부정적 시선

주요 언론사 간부들 실명 다수

지인 인사청탁도 받았던 듯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사초’(史草)라는 평가를 받는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에는 언론 관련 내용들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특히 언론의 기본 속성에 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뚤어진 선입견도 여과 없이 담겨 있다.

6일 안 전 수석의 청와대 업무수첩 39권에 따르면, 2014년 8월 1일자 메모는 ‘VIP’(대통령 지시사항) 표시와 함께 “3. 언론대응 / 언론 비난 위한 비난 / 수석실 : 기사 적극 대응 / 잘못된 것 바로잡기 / 간단하게 요점 위주”라고 돼 있다. “선제적, 바로잡기 즉각 대응, 이익단체 활용”이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같은 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계속되던 정부 비판 분위기와 관련,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언론은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는 곳”이라고 말했던 셈이다.

청와대에 유리한 기사 소재를 제공하려 한 흔적도 많다. “언론 / 과거 비화 / 고래싸움 새우등 / 자부심 줄 수 있는 홍보 / 청와대 / 흥미있는 기사 나오게”라고 적힌 2015년 7월 12일자 ‘VIP 메모’가 대표적이다.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국정개입 의혹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해 10월 2일자에도 “‘VIP / 정규재 방송 / 십상시, 3인방, 정윤회”라고 기재돼 있다. 인터넷방송 ‘정규재TV’를 진행하는 정규재 당시 한국경제 주필은 같은 달 25일 박 전 대통령에 우호적인 내용이 담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이라는 제목의 강연 방송을 내보냈다. 그는 올해 1월 25일엔 박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방송하면서 민감한 질문들은 쏙 빼 버려 “박 전 대통령 입장만을 대변했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49ㆍ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3차 독대(작년 2월 15일) 무렵인 2016년 2월 19일자도 눈길을 끈다. “VIP / 이재용 부회장 / JTBC, 홍석현 / 이재용”이라는 내용인데,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당시 JTBC가 정부 비판 보도들을 많이 해 박 전 대통령이 ‘레이저 눈빛’으로 째려 봤다”고 진술했었다.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내용도 있다. 지난해 8월 20일자 ‘실수비(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 메모에는 “우병우 거론 않는다 / 우도 언론 플레이 그만”이 포함돼 있는데, 이보다 나흘 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조선일보 기자에게 우 전 수석 감찰 기밀을 누설했다는 MBC 보도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첩에는 또 주요 언론사 간부들의 실명이 화살표, 국책기관이나 민간기업 자리 등과 함께 다수 등장한다. 언론사 간부로부터 지인의 인사청탁을 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 전 대통령 지지세력의 ‘조언’도 기록돼 있다. 작년 10월 2일자 메모에는 “권영해 / 미르, 우병우 대처 / 홍보”와 함께 보수매체 3곳이 거론돼 있는데, 안 전 수석이 권영해(80)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을 만났던 것으로 보인다. 권 전 부장은 이후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기각을 외쳤던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았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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