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8년 만에 시카고 컵스의 ‘염소의 저주’를 푼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가 1년도 안 돼 경매 시장에 나왔다.
미국 CBS스포츠와 AP 통신 등은 9일(한국시간) 온라인 경매 사이트 리랜즈닷컴이 미국 현지시간 9월27일부터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경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지 시간 10월27일 경매를 마감하는 컵스 우승 반지는 경매가가 1,908달러(약 218만7,500원)에서 시작해 9일 현재 3만272달러(3,470만6,800원)로 치솟았다.
1,908달러는 컵스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전 마지막으로 샴페인을 터뜨린 해인 1908년을 가리킨다. 경매 사이트는 반지 소유자가 컵스 구단에 몸 담아 온 스카우트라고 소개했을 뿐 구체적인 인적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3캐럿 분량의 루비와 2.5캐럿 분량의 사파이어 등 214개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컵스의 우승 반지는 108년 만에 제작된 컵스 구단의 우승 반지여서 소장 가치가 더욱 크다. CBS스포츠는 우승 반지가 이런 유통시장에 나올 것을 대비해 반지를 나눠 준 사람들에게 내건 컵스 구단의 흥미로운 조건을 소개했다.
컵스 구단은 선수가 아닌 여러 사람에게 우승 반지를 나눠주면서 구단이 단 1달러에 우승 반지를 되살 수 있는 동의서에 사인할 것을 요청했다. 사람들이 일반 시장에 많은 역사를 간직한 우승 반지를 내다파는 것을 막고 구단이 이를 되살 수 있는 보호 장치를 건 셈이다.
CBS스포츠는 익명의 스카우트가 이 동의서에 서명했다면, 경매에서 낙찰되더라도 큰 돈을 만질 수 없지만 서명하지 않았다면 거액을 손에 쥘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감정사들은 컵스 우승 반지의 가치를 5만달러(5,733만원)에서 25만달러(2억8,663만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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