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자회사로 파산보호 신청
세계 최초 상업용 원자로 개발
원전기밀, 핵무기에 전용 우려
일본 도시바의 자회사로 최근 파산보호 신청을 낸 미국의 원전회사 ‘웨스팅하우스’가 중국에 매각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동분서주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외국인 소유로 있던 회사인데, 왜 중국은 안 된다는 것일까.
6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미국의 에너지부, 재무부, 국무부, 상무부 등은 중국과 연관된 기업들이 도시바로부터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측 입찰자들의 참여를 직접 차단하거나, 미국 혹은 우호국 투자자들의 입찰을 독려하거나, 미국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29일 막대한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며, 모기업인 도시바는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할 투자자를 찾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이 같은 우려는 핵무기 기술에 있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데서 시작됐다. 중국이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면 군사용 또는 민간용으로 쓰일 원전 기밀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 힙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수석연구원은 “일본 인수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은 안 된다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며 “중국이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웨스팅하우스는 중국 산업스파이들의 타깃이었다. 2014년 미국 연방대배심은 미 5명의 중국근 해커들을 2006~2014년 사이 웨스팅하우스를 포함한 미국 기업들에 대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토록 민감하게 생각하는 웨스팅하우스의 매각 건은 6~7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가 웨스팅하우스의 파산과 관련된 내용이 회담에서 나올 수 있어서 이에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는 1886년 발명가인 조지 웨스팅하우스가 설립한 회사로, 1957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원자로를 내놨다. 현재 전 세계의 절반 가량의 원전이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을 적용해 만들어졌다. 1999년 영국 핵연료 업체인 BNFL에 넘어갔고, 2006년엔 도시바에 인수됐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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