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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봉준호 “자본주의 시대 동물의 고통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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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봉준호 “자본주의 시대 동물의 고통 그려"

입력
2017.05.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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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의 '옥자'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칸=EPA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의 '옥자'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칸=EPA 연합뉴스

“우리가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지만 반면에 고통도 있죠.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물이 자본주의 시대에서 느끼는 피로와 고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영화 ‘옥자’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영화의 주제를 이 같이 설명했다.

‘옥자’는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가 친구이자 가족인 슈퍼돼지 옥자가 글로벌기업에 의해 미국 뉴욕으로 납치된 뒤 옥자를 구하기 위해 모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옥자와 미자의 우정, 글로벌기업의 탐욕을 대비시키며 자본주의 사회를 풍자한다.

기자회견에서는 일평생 자연과 생태, 평화를 탐구해온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봉 감독은 “동시대 영화 창작자라면 자연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미야자키 감독의 그늘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옥자’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명과 자본주의의 관계를 깊게 다루려 했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ALF(Animal Liberation Frontㆍ동물해방전선)라는 비밀조직이 등장한다. 실존하는 단체다. 봉 감독은 “‘동물과 인간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것이냐’는 그들의 문제의식에 동의하기 때문에 영화에 담았다”고 부연했다.

‘옥자’는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가 투자한 영화로는 처음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프랑스극장협회(FNCF)가 “영화 질서를 무너뜨린다”며 반발하고,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극장 상영하지 않는 영화가 (최고상인)황금종려상을 받는다면 엄청난 모순”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봉 감독은 “어릴 때부터 알모도바르의 광팬인데 어떤 형태로든 이 영화를 언급해줘서 기쁘다”고 웃음 지었다.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영화 시작 8분 만에 기술적인 문제로 상영이 중단되는 해프닝을 겪은 것에 대해선 “오프닝 시퀀스에 많은 정보를 담았는데 기자들이 두 번이나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위트 있게 답했다.

봉 감독은 영화에 여러 장르가 혼재한다는 평가에 “그로 인해 간혹 ‘봉준호 장르’라고 불러주는 분도 있는데 나에겐 가장 큰 영광이고 찬사”라고도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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