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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할머니 없는 독일 상상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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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할머니 없는 독일 상상 못해요”

입력
2017.08.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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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12년 집권 총리에 열광

총선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서

18~24세 절반 이상이 지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얼굴을 담은 기민당 선거 포스터가 6일 베를린 거리에 붙어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얼굴을 담은 기민당 선거 포스터가 6일 베를린 거리에 붙어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독일 총선이 다음달 24일로 다가온 가운데 젊은층을 사로잡는 앙겔라 메르켈(63) 총리의 ‘무티 리더십’이 재조명되고 있다. 무티(mutti)는 엄마를 뜻하는 독일어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독일 여론조사기관 포르자가 실시한 조사에서 18~24세 청년층 57%가 메르켈 총리를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FT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젊은층은 진보 성향인 사민당이나 녹색당에 투표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메르켈 덕에 기민당을 지지하는 젊은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독일 젊은층들이 집권 12년째인 메르켈에 열광하는 이유는 마땅한 대안인물이 부재한 가운데,‘베테랑’메르켈 총리의 친숙함과 안정감을 지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때 메르켈 총리의 라이벌로 지목됐던 사회민주당 마틴 슐츠 대표에 대한 젊은층 지지율은 21%에 불과하다.

바이에른주 대학생 패트릭 자노타(25)는 “세상에 대한 시각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메르켈은 총리였고, 메르켈이 없는 독일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그 누구도 메르켈과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맨프레드 귈너 포르자 대표는“젊은층은 메르켈과 함께 컸기 때문에 그들에게 메르켈은 ‘할머니’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중도 우파 기독교민주당(CDU) 소속 메르켈 총리가 ‘난민 포용’ 등 진보적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것도 젊은층 지지를 얻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여론조사업체 칸타르 퍼블릭의 울리히 슈네클로트 선임 연구원은 “난민 위기가 터졌을 때 메르켈이 개방적인 정책을 펴자 다른 세대에 비해 젊은층의 지지 철회가 훨씬 적었다”며 “젊은층이 메르켈의 진보적 접근을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메르켈의 진보적인 면이 부각되는 걸 꺼려하는 기민당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파울 치미아크 기민당 청년운동 대표는 “메르켈의 인기 비결은 신뢰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모 세대에 비해 지금 청년층들은 결혼ㆍ교육ㆍ문화적으로 전통 가치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1980년대 이후 젊은층들이 보수화된 것도 인기의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기민당은 메르켈 총리의 인기를 바탕으로, 지지율 선두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민당과 기독사회당 연합의 지지율은 37%로, 사민당(25%) 자유민주당(9%) 좌파당(9%) 녹색당(7%) 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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