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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미디언 코스비 성폭행 혐의, 배심원단 유죄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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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미디언 코스비 성폭행 혐의, 배심원단 유죄 평결

입력
2018.04.27 17: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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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혐의 합치면 최고 30년형

여생 감옥서 보낼 가능성 커져

각 대학은 명예학위 잇단 철회

미국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가 18일 자신의 성폭행 혐의 재판에 참석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노리스타운=AP 연합뉴스
미국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가 18일 자신의 성폭행 혐의 재판에 참석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노리스타운=AP 연합뉴스

미국에서 ‘국민 아빠’로 불렸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81)가 여생을 감옥에서 마칠 처지에 놓였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노리스타운 몽고메리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성폭행 혐의 재판에서 남성 7명, 여성 5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이틀 간 14시간의 회의 끝에 “코스비가 저항을 막기 위해 약물 등을 이용해 의식을 잃은 피고인들과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했다”며 성폭행 관련 3개 혐의에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각각의 혐의에 최고 10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어 80대 고령인 코스비는 남은 생애를 모두 감옥에서 보낼 가능성이 커졌다.

코스비는 2004년 필라델피아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모교인 템플대 여자농구팀 코치 안드레아 콘스탄드를 약물을 이용해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당초 2005년에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으나, 2016년 유사한 피해를 입었다며 40명이 넘는 여성들이 단체로 코스비를 상대로 문제 제기를 하자 재수사에 돌입해 그를 기소했다. 지난해 6월 첫 재판은 배심원단이 평결을 내리지 못해 판사가 심리무효 결정을 내렸다.

검찰의 재심 요청으로 이달 초부터 시작된 2차 재판에서는 코스비에게 성폭행 당한 피해 여성들의 생생한 증언이 쏟아졌다. 이날 배심원단이 평결을 낭독하는 동안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던 코스비는 케빈 스틸 검사가 “보석을 허용하지 말고 그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말하는 순간 폭발해 목소리를 높였다고 재판 참석자들이 밝혔다. 코스비 측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코스비 측 수석 변호인은 “어떤 혐의에도 유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스비는 최종적으로 형이 확정되면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WP는 이번 재판을 “지난해 가을 시작된 유명인에 대한 성폭력 고발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가 문화 운동에서 법정 판결로 전환된 첫 사례”로 평가했다. 신문은 “코스비는 그의 부와 명예, 그의 지지자들을 이용해 범죄를 은닉하려 했다”는 케빈 스틸 검사의 말도 함께 전했다.

국내에서도 ‘코스비 가족 만세’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코스비쇼’에서 모범적인 아버지상인 클리프 헉스터블 박사를 연기해 큰 인기를 누린 코스비는 성폭력 혐의가 불거지면서 방송에서 잇달아 퇴출됐다. 코스비쇼가 방영된 NBC에서 새로 기획한 시트콤을 비롯해 넷플릭스 특집 프로그램, 코미디 투어쇼 등의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이날 평결 직후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카네기멜론대, 인디애나주의 노틀담대 등이 그에게 수여한 명예 학위를 철회했다. 다만 그의 모교 템플대는 “배심원단의 평결을 존중한다”면서도 20여년 전 그에게 준 명예 학위를 철회가 아닌 “재고 중”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PR 전문가 하워드 브래그맨은 워싱턴포스트에 “코스비는 1980년대 최고 TV스타였지만 지금은 삶과 연기를 분리할 수 없는 시대”라며 “업계에서의 퇴출은 결국 그의 전 생애가 남긴 유산”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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