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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발병 여성이 남성보다 1.56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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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발병 여성이 남성보다 1.56배 많아”

입력
2017.05.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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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균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대규모 코호트 조사 통해

뇌동맥류는 뇌혈관 질환의 일종으로, 뇌혈관 벽이 돌출되거나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혈관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어느 순간 갑자기 혈관이 파열된다. 이 때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또 지주막은 사람 뇌를 감싸고 있는 뇌막 가운데 가장 바깥에 있는 경막과 가장 안쪽에 있는 연막 사이에 있는 중간 막을 지칭한다. 뇌혈관의 대부분이 지나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 뇌동맥류 파열 등 뇌혈관에서 출혈이 생기면 가장 먼저 이 지주막하 공간에 혈액이 고이게 된다.

뇌동맥류는 혈관이 파열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데, 출혈 순간 극심한 두통과 구토,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난다. 뇌압 상승으로 인해 의식 저하나 혼수상태 등 갑작스러운 징후를 경험하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처럼 뇌동맥류는 일단 발생하면 사망률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생존해도 중증 장애 발병률이 아주 높아 꾸준한 건강검진으로 사전에 진단ㆍ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택균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100만명)를 9년간(2005~2013년) 추적 관찰했다. 뇌동맥류가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발생하는지를 연구했고, 뇌동맥류 발병과 관련된 위험인자를 확인했다.

9년간의 관찰기간 동안 100만 명 가운데 1,960명이 지주막하 출혈로, 2,386명이 미파열성 뇌동맥류로 진단됐다.

이를 통해 국내 뇌동맥류 표준화 발병률은 10만명 당 1년에 52.2명이고, 지주막하 출혈의 발병률은 23.5명임을 확인했다.

또, 뇌동맥류 발병에 나이가 중요한 인자였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발병위험도가 1.56배 높고, 정상 인구보다 고혈압 환자는 1.46배, 심장질환 환자는 2.08배, 가족력이 있으면 1.77배로 위험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국가단위 코호트(cohort) 연구로, 파열성 뇌동맥류와 미파열성 뇌동맥류의 국내 발병률과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요인을 밝혀낸 국내 첫 뇌동맥류 관련 역학 보고다. 특히 미파열성 뇌동맥류에 대한 국가 단위 보고로는 세계 최초다.

김 교수는 “지주막하출혈의 역학정보는 국가별로 다른데,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의 지주막하출혈 발병도가 핀란드, 일본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뇌동맥류 선별검사 지침은 제한적이지만 여성, 고혈압 환자, 심장질환 환자, 가족력이 있으면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가 높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향후 고위험군 환자의 뇌동맥류 선별검사를 개정하고, 맞춤의학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뇌졸중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troke)’ 2016년 10월호에 게재됐다. 지난달 열린 대한신경외과학회 ‘제35차 춘계학술대회’에서 ‘청송 심재홍 학술상’을 수상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김택균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김택균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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