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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1대 ‘아버지 부시’ 대통령 부인 바버라 부시 여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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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1대 ‘아버지 부시’ 대통령 부인 바버라 부시 여사 별세

입력
2018.04.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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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H. 부시(왼쪽) 전 대통령과 바바라 부시 여사.
조지 H. 부시(왼쪽) 전 대통령과 바바라 부시 여사.

‘아버지 부시’라고 불리는 미국 41대 대통령 조지 H.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자 ‘아들 부시’인 조지 W. 부시(43대) 전 미국 대통령의 모친인 바버라 부시 여사가 1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2세.

부시 가문의 짐 맥그래스 대변인은 이날 부시 여사가 숨졌다는 성명을 냈다. 부시 여사는 2일 전인 15일 성명을 통해 여러 차례의 병원 검사 끝에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가족과 함께 일생의 마지막을 보내며 완화의료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상태였다. 아들 조지 W. 부시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 가족은 슬픔에 빠졌다”라면서도 “우리의 영혼은 평화롭다. 어머니의 영혼도 안식을 찾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어린 시절 바바라 부시 여사. 조지 H. 부시 대통령기념관.
어린 시절 바바라 부시 여사. 조지 H. 부시 대통령기념관.

바버라 부시 여사는 프랭클린 피어스 14대 대통령의 후손인 피어스 가문에서 1925년 태어났다. 16세 때 1년 위인 남편 조지 부시를 처음 만났고 1945년 1월 20세 때 결혼했다. 크리스마스 댄스파티에서 남편을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고 4년 만에 백년가약을 맺은 러브스토리로도 유명하다. 이후 남편과의 사이에서 훗날 남편처럼 대통령이 되는 장남 조지 W. 부시와 플로리다주지사가 되는 차남 젭 부시를 비롯해 4남2녀를 낳았다.

부시 여사는 미국 역사상 남편과 아들이 대통령이 된 단 2명 중 한 명이다. 다른 선례로는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의 부인 애비게일 애덤스 여사가 있다. 그러나 애덤스 여사도 아들 존 퀸시 애덤스가 6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결국 부시 여사는 자신의 남편과 아들의 대통령 임기를 생전에 모두 보낸 유일한 미국 여성인 셈이다.

젊은 시절의 부시 부부. 조지 H. 부시 대통령기념관
젊은 시절의 부시 부부. 조지 H. 부시 대통령기념관

부시 여사는 전형적인 '내조형 퍼스트레이디'로 꼽혔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사업과 정치를 도왔고 자식들에 대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뒷바라지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유층 가정에서 자라나 상원의원(프레스콧 부시)의 며느리로, 대통령의 아내로, 또 대통령의 어머니로 그 누구보다도 주목 받는 일생을 살았다.

물론 자신의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삼남 닐 부시가 난독증 진단을 받게 된 계기로 문해력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다양한 독서 교육 관련 단체에서 활동했으며, 남편이 대통령에 취임한 해인 1989년에는 ‘바버라 부시 가족 독서교육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부시 여사는 2012년까지 재단 이사장을 맡았다가 자녀들에게 넘겼지만 재단 내 활동은 계속했다.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된 큰 아들(조지 W. 부시)과 부시 여사. 조지 H. 부시 대통령기념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된 큰 아들(조지 W. 부시)과 부시 여사. 조지 H. 부시 대통령기념

명사의 삶과는 거리가 먼 백발의 할머니 스타일, 솔직한 성품과 유머 감각 덕분에 미국 대중의 지지가 높았던 영부인이기도 했다. 남편은 대통령 임기 첫해 지지율이 한때 20% 아래로 곤두박질쳤지만 부시 여사의 지지율은 여전히 40%에 육박했다. 노년에도 백발의 인자한 모습으로 뇌리에 각인되면서 꾸준히 미국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남편 재임 중 영부인으로서 한국도 공식 방문했다. 특히 1992년 1월 방한 때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문화재를 둘러보고 붓글씨로 '한미우호, 임신 새해 바바라 부시'라는 한글 휘호를 써서 증정하기도 했다. 남편이 중국 주재 대사로 근무할 당시 배웠던 '서예 실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여사의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모친을 “멋진 영부인이자 수백만명에게 사랑과 평등, 문맹 퇴치 혜택을 전힌 특별한 여성”으로 부르며 “마지막까지 우리를 웃음 짓게 했다”라고 추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추모 성명을 내고 “부시 여사는 미국 가족의 대변인”이라며 “국가와 가족을 위한 헌신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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