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안하면 靑이 정리해야”
더민주 “버티기 막장 드라마” 국민의당 “철갑 두르고 수사받아” 비판
靑 “거취 달라진 것 전혀 없다”
정치권에선 30일에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전날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사퇴하고 송희영 조선일보 전 주필도 보직 해임되자, 민정수석 신분을 유지하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우 수석의 거취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여당 내에선 비박계를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재점화됐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 수석은 하루라도 빨리 사퇴해 대통령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일 우 수석이 검찰에 수사 의뢰된 직후에도 “우 수석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혜훈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민정수석 자리에 앉아 있으면 검찰의 직무수행에 방해가 된다”며 “(우 수석) 본인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늦어도 추석 전에는 (청와대가)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한 자리에서 ‘우 수석이 민간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측면에서 본인이 판단하길 바란다”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야권은 우 수석을 향해 ‘막장 드라마’, ‘황제 수사’라는 말로 맹공을 퍼부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우 수석은 ‘버티기’로, 현역 국회의원은 유력한 언론사 주필 관련 정보를 폭로하는 ‘물타기’로 신종 막장 드라마를 찍으며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9월 초순 어차피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 협의가 있을 예정”이라며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공언대로 9월 초 운영위 국감 증인채택을 논의할 때 우 수석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반드시 운영위에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석수 감찰관은 옷을 벗고 수사를 받는데 우 수석은 철갑을 두르고 수사를 받고 있다”며 “검찰이 누구는 무딘 칼로 황제 수사를 하고 누구에겐 면도칼을 들이대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또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이 감찰관은 집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우 수석은 집과 민정수석실도 조사하지 않았다”며 수사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청와대는 우 수석을 안고 가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 수석 거취에 대해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감찰관의 사표 제출과 송 전 주필의 보직해임 등이 우 수석 거취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드릴 게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만 답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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