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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 송중기와 한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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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 송중기와 한솥밥?

입력
2017.10.26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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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 RBW가 운영하는 ‘청년 취업 아카데미’ 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연수생들이 강의실을 찾은 걸그룹 마마무와 기념 사진을 남기고 있다. RBW 제공
연예기획사 RBW가 운영하는 ‘청년 취업 아카데미’ 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연수생들이 강의실을 찾은 걸그룹 마마무와 기념 사진을 남기고 있다. RBW 제공

배우 송중기와 박보검이 소속된 블러썸 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블러썸 크리에이티브는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김영하 작가와 최근 ‘크리에이터’(유튜브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창작자)로 계약을 맺었다. 김 작가 뿐 아니다. 김중혁 김연수 편혜영 작가 등 문단에 널리 알려진 문인들과도 계약했다. 블러썸 크리에이티브 관계자는 “이들 작가들과 어떤 일을 하겠다는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지만 연예계 전반은 블러썸이 강연 동영상 등 인문학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블러썸 크리에이티브는 모바일 방송채널 ‘블러썸 TV’를 만들어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연예 콘텐츠를 제작·유통하고 있다. 블러썸 TV는 영화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이동진 영화평론가를 지난해 영입해 ‘무비가이드’라는 영화 소개 동영상을 제작 방송하고 있기도 하다.

중소 연예기획사들이 틈새시장 개척에 나섰다. 천수답처럼 인기 연예인에만 기대어 수익을 남기는 사업 모델은 이제 옛말. 연예계 ‘빅3’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가 아직 진입하지 않은 시장을 찾아 새 수익원을 개발하고 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블러썸 크리에이티브와 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모바일채널 ‘블러썸TV’에서 영화의 관람 포인트를 설명하는 '무비가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블러썸 크리에이티브와 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모바일채널 ‘블러썸TV’에서 영화의 관람 포인트를 설명하는 '무비가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연예기획사가 취업 강의를 하는 이유

걸그룹 마마무 소속사인 RBW(RBW)엔터테인먼트는 2년째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청년 취업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아티스트가 아닌 기획, 마케팅, 개발 등 엔터테인먼트 운영에 필요한 실무자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RBW는 지난 12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획자 양성 과정’ 공고를 내고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음반 콘셉트 전략을 수립하는 기획부터 작품 분석 등 제작 실무, 음악콘텐츠마케팅까지 실무 중심의 교육을 할 예정이다.

RBW는 사회 공헌의 역할도 수행하면서 역량 있는 인재를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교육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엔터테인먼트 관련 교육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RBW ‘청년 취업 아카데미’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우리에게 크게 수익이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질 좋은 인력을 발굴한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며 “RBW의 인지도나 신뢰도가 높아지는 시너지 효과도 발생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배우 김남길의 소속사 텔루스(옛 온다 엔터테인먼트)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꼽히고 있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시장 진출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VR·AR 기술을 이용한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유통 등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했다. 텔루스는 지난 8월 KBS와 VR 체험 존인 ‘K-Star VR’ 설립을 위한 공동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엔 자회사 형태로 VR·AR 콘텐츠 전문 기업 ‘리얼리티 웍스’를 설립해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텔루스의 한 관계자는 “사업 확장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아직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진출 사례가 적인 VR·AR 시장에 주목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 송중기와 박보검이 소속된 블러썸 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블러썸 크리에이티브는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김영하 작가를 영입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송중기와 박보검이 소속된 블러썸 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블러썸 크리에이티브는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김영하 작가를 영입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영하+송중기로 새 콘텐츠도 가능”

연예기획사들이 신사업에 눈을 돌린 시기는 3~4년 전이다. 빅3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눈독을 들이는 한편 패션과 외식, 화장품 등 기존 사업과 관련성이 적은 분야로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후발 주자인 중소 기획사들은 빅3가 아직 발을 들이지 않은 영역에서 금광을 캐려 하고 있다. 빅3가 선점한 곳은 이미 레드 오션이 됐고, 적지 않은 자본의 투입이 필요해서다.

연예기획사들의 신사업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하지만 일단 자리 잡으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기존 사업 실패에 따른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연예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콘텐츠와 인적 자원, 자본도 있으니 회사 자체에서 콘텐츠 기반의 사업을 벌이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블러썸의 경우 송중기와 김영하 작가를 조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다”며 “신사업으로 당장 돈을 벌 수는 없어도 여러 일들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예기획사 뿐 아니라 연예인이 개별 신사업을 벌이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배우 유아인은 창작문화공간 ‘스튜디오 콘크리트’를 설립해 크리에이터로서 이미지를 구축했다. ‘‘스튜디오 콘크리트’는 여러 크리에이터와 대중이 소통하는 장을 만든다는 취지로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기획사의 사업 다각화가 비연예인을 활용하는 등 다채로운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아니라 해당 연예기획사의 특징에 맞는 사업,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연계 사업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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