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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English words of foreign origin

입력
2017.02.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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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and English (문화와 영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김치는 영어 사전에 ‘Kimchi’로 등록되었다. 외국 어원의 단어는 영어에 다른 대체어가 없을 때 자연스럽게 영어 단어가 된다. 영어의 ‘ink’는 우리말에 대체어가 없어서 그대로 '잉크'가 되었고 역시 우리말 사전에 등록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쓰는 표현인 '핸드폰'은 ‘hand phone’으로 적으면 안 된다. 분명 영어이지만 원어민들은 쓰지 않는, '가짜 영어 표현'(false friends, false cognates)이기 때문이다.

독일인들이 휴대폰을 'handy phone'라고 말하는 것 또한 '옆에 있어 편리한 전화'라는 의미일 뿐이고 이 역시 '가짜 영어'다. 한국인의 'Fighting!'도 영어 표현으로 보이는데 원어민들은 들어보지도 못한 말이기 때문에 '가짜 영어'이다. 이를 한국에서 출발한 영어라고 해서 Konglish라고 부른다. 인도처럼 영국 식민지를 거친 나라에서도 그들만의 영어 표현이 수두룩한데, 엉터리 표현이 많다. Konglish∙Singlish∙Chinglish 같은 나라별 엉터리 영어도 이제 엄연히 영어가 되었기 때문에 한번쯤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인도에서 온 영어 어휘를 보면 bungalow cheetah jungle Khaki pyjama(=pajama) 등이 있다. '도사 지존 전문가'라는 의미의 pundit이나 guru도 인도산이다. 아랍어에서 온 말은 수학 관련 어휘가 많은데 tariff(관세) zero, algebra(대수학)가 있고 assassin(암살자) mattress safari sofa 등도 아랍어에서 왔다. 중국어에서 온 말은 ‘멸사봉공'의 뜻으로 gung ho가 있고 음식 관련의 chow와 ketchup 두부(tofu)가 있다. kungfu나 풍수지리설(Feng Shui) 그리고 silk나 tea도 있다. 아프리카에서 온 말 중엔 banana와 cola나무가 있고 jumbo(덩치 큰 코끼리) chimpanzee jamboree(흥겨운 모임) voodoo(부두교 종교)나 zombie, zebra 등이 있다. 스페인어 중에는 바닐라(vanilla) cigar처럼 익숙한 말도 있지만 adios(안녕히!) siesta(낮잠) ranch(대목장) macho(남성적인)처럼 그들 문화와 연관된 어휘가 많다. 포르투갈에서 온 말은 cashew coconut potato처럼 먹는 식품명도 있고 cobra tank samba mosquito breeze도 있다.

이태리어에서 비롯된 단어로는 balcony villa artisan dome saloon gallery cartoon graffiti medal 등 건축과 예술 관련 어휘가 많다. 독일어 중에는 전 세계에 알려진 hamburger와 lager(저온 냉장 맥주) pilsner(hop으로 맛들인 약한 맥주) 등 맥주 문화를 보여주는 단어가 많이 유입됐다. wanderlust(여행벽, 역마살) blitz(공격), 유치원 개념을 널리 알린 kindergarten도 있다. 무역이 발달한 네덜란드의 단어 중에서는 smuggler(밀수업자) excise(소비세)가 영어 표현이 됐다. 해운 분야 단어인 yacht(요트) cruise(순항하다)도 전해지고 iceberg(빙산) measles(홍역)도 있다. yankee는 미국의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영국계 이민자들을 무시하는 투로 붙인 경멸의 말인데 지금도 쓰인다. 단어는 그 배경을 알고 사용법을 알면 몇 배의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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