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폐품 팔아 유기견 400마리 돌보는 여성

알림

폐품 팔아 유기견 400마리 돌보는 여성

입력
2017.03.30 16:42
0 0

유기견 약 400마리를 지극정성 보살피는 여성이 있다. 폐품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이 여성은 본인은 굶을지언정 개들의 끼니는 거르는 일 없이 챙겨준다.

올해 65세인 프라티마 씨는 30년째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 지금 그가 맡은 개는 약 400마리다. 도그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올해 65세인 프라티마 씨는 30년째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 지금 그가 맡은 개는 약 400마리다. 도그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이달 중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이머저에는 인도 뉴델리 사켓에 거주하는 65세 프라티마 데비 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프라티마 씨는 방수포로 덧댄 창고를 보금자리 삼아 120마리의 개를 데리고 산다. 그는 창고에서 함께 사는 개들 이외에도 이 지역의 유기견 280마리까지 책임지고 돌본다. 프라티마 씨의 극진한 유기견 사랑은 올해로 30년 째다.

"남편과의 불화로 가정을 떠나 홀로 살아왔습니다. 길 위에서 개들과 더불어 살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행복합니다. 여기서 만난 개들만이 제 기쁨이죠."

프라티마 씨는 일곱 살 때 열 살 연상인 남편과 결혼했다. 결혼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무직인 남편은 술에 취해 프라티마 씨를 심하게 폭행하는 일도 잦았다. 그는 "지난 날엔 혼자서 돈을 벌어 자녀 셋을 책임져야 했다"며 "자녀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함께 살자고 하지만, 지금 내겐 유기견을 위해 사는 삶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방수포로 덧댄 창고가 이들의 보금자리다. 프라티마 씨는 폐품을 팔아 번 돈으로 개들을 돌본다. 도그익스프레스 홈페이지
방수포로 덧댄 창고가 이들의 보금자리다. 프라티마 씨는 폐품을 팔아 번 돈으로 개들을 돌본다. 도그익스프레스 홈페이지

남편과 헤어진 뒤 뉴델리로 떠나 온 프라티마 씨는 혼자 노점상을 운영하며 길 위의 유기견들과 정을 쌓았다. 어느 날 시 경찰이 찾아와 노점상을 철거했고,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그녀는 아예 유기견들과 더불어 길 위에서 살기로 결심했다. 그는 "주인에게 버림받거나 사고를 당한 개들은 내게로 와 서로 의지하고 산다"며 "모두 자식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프라티마 씨가 종일 폐품을 주워다 팔아 버는 돈은 하루 200루피, 한화로 약 3,400원이다. 이 돈으로 식량을 사고 구호 단체로부터 지원받아 하루에 쌀 12㎏과 고기5㎏, 우유 10ℓ를 개들에게 나눠준다. 다친 개가 있으면 밤낮으로 간호하고 심한 경우엔 병원에 데려가 치료해준다.

"유기견을 마주친 사람들은 대부분 뒷걸음질 치며 피합니다. 제가 늙어 세상을 떠나면 누가 이 개들을 보살필지 걱정이 큽니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 제가 해온 일을 이어가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는 가족을 떠나왔지만, 유기견을 위해 봉사하는 삶이 더 의미 있다고 말한다. 도그프레스 홈페이지
그는 가족을 떠나왔지만, 유기견을 위해 봉사하는 삶이 더 의미 있다고 말한다. 도그프레스 홈페이지

프라티마 씨는 스스로 병든 몸을 챙기며 약을 사먹을 돈도, 빗물이 새는 창고 천장을 고칠 여력도 없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더 살아있는 한 이 곳의 유기견 400마리를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