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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부활 조짐... ‘제2의 하이킥’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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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부활 조짐... ‘제2의 하이킥’을 부탁해

입력
2017.01.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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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 작가의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를 극화한 동명 시트콤. KBS 제공
조석 작가의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를 극화한 동명 시트콤. KBS 제공

안방극장에서 한동안 종적을 감췄던 시트콤 장르가 부활하는 조짐이다. 새해를 맞아 새 단장이 한창인 방송사 편성표에 신작 시트콤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있다.

KBS가 그 대열에 앞장을 섰다. 지난달 9일부터 이달 6일까지 5주간 시트콤 ‘마음의 소리’를 방영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1월 포털사이트에 먼저 공개된 웹드라마 버전은 누적조회수 3,600만건을 훌쩍 넘기며 화제를 모았고, 이후 방송 버전에선 웹드라마에 포함되지 않은 에피소드 10편을 추가해 차별성을 꾀했다. 원작인 동명 웹툰의 B급 정서와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려내 웃음과 감동을 모두 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본방송은 물론 재방송까지 광고가 완판됐다.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 서울 이태원에 온 네덜란드 남자의 한국 체험기를 그린 2부작 시트콤 ‘정남이형’도 촬영을 마치고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한류 팬을 겨냥해 KBS월드 채널로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도 방영된다. KBS 관계자는 “예능국 차원에서 ‘예능 드라마’ 형식의 시트콤을 다양하게 기획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SBS도 시트콤 부활에 가세한다. 회사원 아빠와 주부 엄마, 학생 자녀 등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초인가족 2017’을 내달 선보인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과 ‘애인 있어요’의 최문석 PD가 연출하고, 박혁권 박선영 김지민 김기리 박희본 등이 출연한다.

SBS는 시즌1의 막을 내리는 콩트 예능 ‘신스틸러’의 후속으로 ‘초인가족 2017’을 편성해 월요일 심야 시간대를 ‘드라마타이즈’ 콘셉트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SBS 관계자는 “예능이 리얼 버라이어티에 편중된 상황에서 일종의 대안으로서 시트콤을 시도해보는 것이기도 하다”며 “시트콤이 한동안 전멸했던 터라 요즘 시청자들에게 도리어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예능보다 드라마가 평균적으로 시청률이 더 높다는 걸 고려했을 때 드라마 성격이 강한 시트콤이 시청률 면에서도 기존 예능보다 더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방송사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017년 판 ‘남자 셋 여자 셋’을 표방한 ‘색다른 남녀’도 김정훈 박한별 박진주 등 주요 캐스팅을 완료하고 제작에 돌입했다. 셰어 하우스를 배경으로 남녀 세 쌍의 로맨스를 그린다.

시트콤 ‘초인가족 2017’ 예고편. SBS 제공
시트콤 ‘초인가족 2017’ 예고편. SBS 제공

지상파 방송사의 시트콤 방영은 무려 5년 만이다. SBS는 2012년 ‘도롱룡 도사와 그림자 조작단’을 끝으로 시트콤을 만들지 않았고, MBC는 같은 해 말 ‘엄마가 너무해’를 조기종방하며 12년간 쉬지 않고 이어온 시트콤을 폐지했다. 케이블채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서 2014년 tvN이 ‘하이킥의 아버지’ 김병욱 PD와 손 잡고 ‘감자별 2013QR3’를 선보였지만 시청자 반응은 시들했다. 당시 리얼 버라이어티의 인기로 ‘진짜 웃음’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시트콤의 연출된 코미디가 시류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상파에선 시트콤이 보통 120부작 주 5일 방영으로 일일드라마 역할을 대신해온 탓에 소재 고갈에 시달리기도 했다.

새롭게 부활하는 시트콤은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짧은 에피소드 2~3개씩 묶어 주 1회 편성으로 제작 부담을 덜고, 현실 공감형 이야기로 억지스러운 웃음을 배제했다. ‘초인가족 2017’의 연출자가 예능 PD나 시트콤 전문 PD가 아닌 정통 드라마 PD라는 데에서도 시트콤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한 홍보 관계자는 “최근 MBC ‘라디오스타’ 하이킥 특집이 호응을 얻었듯, 시트콤은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 콘텐츠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트콤의 극적인 부활은 무엇보다 웹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시청 환경의 영향이 크다. 20분 안팎의 짧은 길이와 에피소드식 구성, 개성 강한 캐릭터를 특징으로 하는 시트콤 포맷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고 가볍게 콘텐츠를 즐기려는 최근의 추세와 조응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마음의 소리’ 사례처럼 시트콤은 편집을 달리해 모바일과 TV 양쪽으로 유통하기에 적합한 콘텐츠”라며 “웹과 모바일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려는 방송사의 전략과도 맞물려 앞으로 시트콤 제작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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