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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시간30분 마라톤 연설… 장쩌민ㆍ후진타오는 건재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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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시간30분 마라톤 연설… 장쩌민ㆍ후진타오는 건재 과시

입력
2017.10.18 17: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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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특색 사회주의’ 69차례 언급

91세 장쩌민, 부축 받으며 입장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9차 공산당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가운데) 국가주석과 장쩌민(오른쪽) 전 주석, 후진타오 전 주석이 묵념을 하고 있다. 베이징=AFP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9차 공산당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가운데) 국가주석과 장쩌민(오른쪽) 전 주석, 후진타오 전 주석이 묵념을 하고 있다. 베이징=AFP

제19차 중국 공산당대회가 시작된 18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3시간 30분에 가까운 마라톤 연설로 집권 2기를 열었다. 상하이방(上海幇: 상하이 출신 정ㆍ재계 인맥) 척결과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숙청으로 각각 시 주석과 불편한 관계에 놓인 장쩌민(江澤民)ㆍ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모두 건재를 과시했다.

당대회가 열린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는 가을비가 내리는 이른 새벽부터 5년마다 열리는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를 취재하려는 2,000여명의 취재진이 장사진을 이뤘다. 인민대회당 주변에는 공안과 무장경찰ㆍ보안요원들이 촘촘히 배치돼 일반인의 접근이 엄격히 금지됐다. 인민대회당 경내에서도 안면인식 장치 등 4차례에 걸친 안전검사를 거쳐야 대회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개막식에 참석하는 대표단은 회의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8시께부터 대형버스와 승용차를 타고 속속 대회당에 도착했다. 오전 9시 정각 시 주석을 필두로 장ㆍ후 전 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상무위원과 원로들이 입장했고, 차기주자로 거론되는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와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도 모습을 드러냈다.

리 총리의 사회로 진행된 당대회는 국가 제창 후 곧바로 시 주석의 지난 18기 성과 보고로 이어졌다. 시 주석은 ‘동지들’로 시작된 성과 보고에서 자신의 국정운영 지침인 치국이정(治國理政: 국가통치)이 담긴 ‘새로운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69차례나 언급했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샤오캉(小康) 사회 실현’도 각각 32차례, 17차례 거론했다. 지난 5년간의 성과 홍보와 동시에 집권 2기의 정책 구상을 밝힌 그의 개막연설은 무려 3시간 30분가량 계속됐고, 중간중간 50여차례 박수가 이어졌다. 시 주석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과 인민이 원하는 아름다운 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분투해 나가자”며 68쪽 3만여 단어 분량의 연설을 끝마치자 2,300여명의 대표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지난 18차 당대회 때 시 주석의 보고는 1시간 40분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긴 연설이었다. 100세의 쑹핑(宋平)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참기 힘들었던 듯 도중에 회의장을 나갔다.

개막식에서 시 주석 못잖게 눈길을 끈 사람은 두 전직 주석이었다. 91세의 고령인 장 전 주석은 입장ㆍ착석 과정에서 보좌관들의 도움을 받았고 시 주석의 연설 도중 하품을 하거나 큰 돋보기로 연설문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시종일관 무표정했던 후 전 주석은 시 주석이 긴 연설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자 그에게 시계를 가리키며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콩 매체들의 최근 예상과 달리 두 원로는 개막식 참석을 통해 정치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대회장의 주석단 상무위원회에는 장ㆍ후 전 주석과 함께 리펑(李鵬)ㆍ주룽지(朱鎔基)ㆍ우방궈(吳邦國)ㆍ원자바오(溫家寶) 등 원로정치인 15명이 포진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중앙위는 이날 당대회에 “당대회를 열렬히 축하한다”는 내용의 3문장으로 이뤄진 짧은 축전을 보냈다. 북한은 18차 당대회 때에는 훨씬 긴 800여 자 분량으로 ‘북중 친선’을 강조하는 축전을 보낸 바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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