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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 같으면 앞으로 나와라” TV예능 성차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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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 같으면 앞으로 나와라” TV예능 성차별 여전

입력
2018.04.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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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원, 방송 모니터링 성차별적 내용 56건 확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예쁜 것 같다 하는 분들은 앞으로 앉아 주시고, 난 좀 아닌 것 같다 하는 분들은 뒤로 가주세요.”

지난 3월 케이블 방송의 A프로그램에서 한 남성 출연자가 여성 방청객의 외모를 놀림거리로 소비하며 한 발언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은 이를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성차별적 방송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꼽았다.

19일 양평원은 지난달 1~7일 방송된 지상파ㆍ종합편성채널ㆍ케이블의 예능ㆍ오락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 총 33편을 모니터링한 결과, 성차별적 내용은 총 56건으로 성평등적 내용(7건)의 8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7월 모니터링에서 집계된 성차별적 내용(19건)과 비교해도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예능ㆍ오락프로그램이 성별 고정관념이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성폭력을 희화화하는 등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성차별적 내용은 성별 고정관념이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이 많았고,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정당화하는 내용도 있었다. 지상파 B프로그램에서는 여성 방청객에게 하녀 역할을 맡게 하면서 ‘빗자루’로 지칭하고 ‘꼬리를 친다’며 폭력을 행사하려 하거나 남성 출연자들이 번갈아가면서 포옹을 하고 몸을 마구 잡아 흔드는 장면을 웃음 소재로 삼았다. 이 프로그램 다른 코너에서는 남성 출연자가 “하지마”라고 거부 의사를 표현하는데도 여성 출연자가 “속옷, 야릇한 눈빛, 섹시”라는 선정적인 대사와 함께 신체접촉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며 성희롱ㆍ성폭력을 희화화ㆍ정당화했다고 양평원은 지적했다.

종합편성채널 C프로그램에서는 한 남성 출연자가 “적어도 브런치 모임이 있는 한 정부가 어떠한 부동산ㆍ교육 정책을 내놔도 성공할 수 없어요. 정책이 발표되면 바로 다음 날 브런치 모임을 갖고 작전을 설계해서 단합행동을 해요. 여자 3명 이상 모인 브런치 모임을 단속해야 해요”라며 왜곡된 성별 고정관념을 드러냈다.

양평원은 3월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적 사례 일부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양평원은 “성차별ㆍ성폭력 내용이 프로그램 소재로 이용되어 합리화ㆍ정당화되지 않도록 방송사 및 제작진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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