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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도 개인감성 그리기 시작... 한·중 문학 닮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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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도 개인감성 그리기 시작... 한·중 문학 닮아가”

입력
2017.10.18 15: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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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한중작가회의 열려

문화계 현안 토론·작품 낭독

중국 지린성 창춘에서 17일 개막한 제11차 한중작가회의에서 홍정선 인하대 교수가 중국 작가들의 환영에 답사로 응하고 있다. 한중작가회의준비위원회 제공
중국 지린성 창춘에서 17일 개막한 제11차 한중작가회의에서 홍정선 인하대 교수가 중국 작가들의 환영에 답사로 응하고 있다. 한중작가회의준비위원회 제공

한국과 중국의 문인들이 문화계 현안을 토론하고 문학작품을 공유하는 제11차 한중작가회의가 17, 18일 중국 지린성 창춘시에서 열렸다. ‘인문적 전통과 한중문학’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김명인, 정찬 등 국내 문인 17인, 장웨이민 지린성작가협회 주석, 소설가 런바이, 영화 ‘아버지의 마지막 선택’의 원작자 왕커신 등 중국 문인 24인이 참석했다.

장웨이민 주석은 축사에서 “인문학의 전통 속에 작가가 존재한다”며 한국의 ‘공무도하가’와 ‘아리랑’, 중국의 ‘시경’을 예로 들었다. “고전 전통 속의 한중 문학은 대부분 길에서 창작된 것으로 길에 있는 민중에 의해 전해지고, 창작자를 모르지만 작품만은 생생히 남아 당시의 초심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홍정선 인하대 교수는 답사에서 “한중 작가들의 만남과 토론은 함께 문명의 사다리를 올바른 방식으로 힘차게 올라가는 방법의 모색”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영향력 있는 문학잡지 ‘강남’ 편집장인 중추우스 소설가는 기조발제에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었다”는 말로 한국문학에 대한 친밀감을 표했다. “작품 속 인물의 내면적 고뇌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 세속의 질서에 대한 저항, 도피가 상당히 익숙했다. 일부지만 중국 작가 역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고 천착하려고 한다”고 중국 내 달라진 문학 기류를 소개했다. 이 회의가 처음 열린 2007년 무렵만 해도 ‘한국 문학은 개인, 중국 문학은 사회와 가족에 대한 탐구’가 주를 이룬다고 말했던 양국 문인들의 인식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는 지점이다. 중추우스는 “한중문학은 현대성에 관한 문제제기에 있어 비슷한 경향을 갖고 있고, 상업문화, 통속문학 사이 침착하고 용감하게 순문학의 성격을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틀에 걸쳐 시분과와 소설분과로 나눠 작품 낭독 및 토론을 이어 간 문인들은 서로 닮아 가는 한중 작품 경향에 대해 놀라워했다. 위안예 시인은 이시영의 시 ‘정님이’를 낭송한 후 “중국시 ‘나의 어머니’를 연상케 한 매우 익숙한 풍경”이라고 말했다. 이 시인은 “이 작품은 1970년대 농촌경제가 붕괴되면서 많은 젊은이가 도시인구로 편입된 풍경을 그렸다”며 “중국도 마찬가지 일을 겪었거나 겪고 있고 도시에서 개인화된 감성을 그린 작품도 출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회의는 당초 5월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등 민감한 현안이 맞물리며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어렵게 성사됐다. 작가들은 정치, 군사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고민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중추우스는 “대통령 교체, 시민의 항의, 군사 문제 등등 한국에 관한 뉴스에 주목했다”며 “과거 한국 민중은 식민통치와 전쟁, 독재를 겪었고 지금 다시 전쟁 위협이 한반도에 맴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작가회의에서 양국 작가들은 매년 양국을 번갈아 오가며 양국의 역사, 문화, 작품을 소개해 왔다. 당초 10회 개최를 목표로 했으나 중국 측의 요청으로 올해 행사가 열렸다.

창춘=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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