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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열 “회사 그만 두고 8년 무명… 기적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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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열 “회사 그만 두고 8년 무명… 기적 일어나”

입력
2017.06.1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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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황치열은 중국에서 한류스타다. 지난해 10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패밀리 페스티벌 2016'에 배우 김수현, 이민호와 함께 참여했다. 하우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황치열은 중국에서 한류스타다. 지난해 10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패밀리 페스티벌 2016'에 배우 김수현, 이민호와 함께 참여했다. 하우엔터테인먼트 제공

경북 구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회사에 들어갔다. 스물셋이 되던 해인 2005년 청년은 돌연 서울로 올라가 가수 준비를 시작했다. 한 연예기획사에서 매달 20만원을 받아 서울 홍익대 인근 10㎡(3평) 반지하 월세방에서 두 명의 친구와 살며 가수를 꿈꿨다. 난방비를 아끼려 겨울에 보일러 한 번 안 틀며 버텼다. 운 좋게 2007년 1집 ‘치열’을 내고 데뷔했지만 주목받지 못해 8년 동안 무명으로 살았다. 가수 연습생들에 노래를 가르치며 생계를 꾸렸던 그는 2015년 KBS2 ‘전설을 노래하다-불후의 명곡’(‘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갑자기 인기를 끌더니, 지난해엔 중국에 진출해 한류스타가 됐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황치열(35)은 이런 인생역전에 대해 “모든 날이 기적”이라며 웃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꿈을 꾼 것처럼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것 같아 불안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행운으로만 얻은 성공은 아니다. 황치열은 숙소 벽에 중국어 음을 한글로 직접 적은 종이를 빼곡히 붙여두고 입에 붙도록 밤을 새워 가며 외웠다. 지난해 중국 후난위성TV ‘나는 가수다 시즌4’에서 최다 1위를 한 그가 가수 장쉐여우(張學友)의 히트곡 ‘일로상유니’(一路上有你) 등 중국어 노래를 부르기 위해 한 노력이다.

황치열은 약한 성대도 거듭된 노래 연습으로 단련했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매력인 그는 “어려선 노래를 두 번만 부르면 목이 쉬었다”며 “오기가 생겨 산에 올라가서 노래를 부르며 소리를 트였다”고 말했다. 또 “성대결절로 고생하다 성악을 배워 발성의 문제를 바로 잡고 나서야 제대로 노래를 할 수 있었다”는 얘기도 보탰다.

산전수전을 겪은 황치열은 13일 새 앨범 ‘비 오디너리’를 냈다. 그가 앨범 형태로 신작을 내기는 1집 이후 10년 만이다. 데뷔 10주년을 맞아 낸 앨범 제목에 평범함(Ordinary)을 강조한 건 “편안한 음악으로 팬들의 일상에 스며들고 싶어서”다. 그는 “지금이 음악 인생의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며 타이틀곡으로 ‘매일 듣는 노래’를 택했다. ‘불후의 명곡’과 MBC ‘나는 가수다’ 등 경연 프로그램에서보다 목소리에 힘을 빼 담담하게 부른 게 변화다. 황치열이 매일 들었던 노래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가수 임재범의 ‘비상’을 꼽았다.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해 내 꿈들을 보여줘야 해’라는 가사가 희망찬 노래다.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문제로 중국 활동이 막혔다. 그는 “안타깝고 현지 팬들에 죄송하다”며 “중국과의 관계가 원만하게 회복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경연으로 스타가 됐지만, 아직 히트곡이 없는 것도 숙제다. 그는 “가수 활동은 도를 닦는 것과 같다”며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대신, 희망을 얘기하며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절 보면서 혹은 제 음악을 들으며 많은 분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사랑해줘 책임감이 생긴 만큼, 좋은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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