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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 지고 종각ㆍ망원동 뜨고… 서울 상권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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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 지고 종각ㆍ망원동 뜨고… 서울 상권 ‘요동’

입력
2018.01.22 16:5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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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는 강남

신사역ㆍ로데오ㆍ강남역 등

중국 관광객 감소로 타격 입고

높은 임대료 감당 못해 ‘시들’

빛 발하는 강북

대기업 직장인 등 유동인구 증가

종각, 최근 1년 임대료 38% 올라

연남동 상권도 요식업종 활기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 지난 18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그랑서울 빌딩 지하 식당가. 1시간의 짧은 여유를 누리기 위한 직장인들로 식당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은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맛집으로 소개된 곳에 입장하기 위해 긴 줄의 끝에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랑서울과 디타워 등 종각역 인근 대형 건물에 입점해있는 식당들은 서울에서 손꼽히는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 지난 2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인근 가로수길. 토요일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나긴 했지만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불렸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거리는 한산했다. 한때 는 부동산 물건이 없어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뛰었지만 지금은 ‘임대’ 딱지를 붙인 빈 점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며 문을 닫는 가게들도 늘고 있다.

서울의 상권 지형도가 요동치고 있다. 대표 상권으로 군림하던 신사동 가로수길 등 강남 상권은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줄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종각을 중심으로 한 강북 상권은 대기업 직장인을 비롯한 유동 인구 증가로 임대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부동산114가 서울 지역 27개 상권의 임대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사역 상권은 지난해 말 임대료가 2016년 말 대비 17.2%나 하락하며 서울에서 임대료가 가장 약세를 보인 상권에 꼽혔다. 신사역 상권은 젊은이들에게는 ‘가로수길’로 더 친숙하다. 가로수길은 한때 유명 커피숍과 대형 의류 브랜드 전문 매장들이 들어서며 ‘젊은 패션 거리’로 입지를 굳혔다. 한때 33㎡(약 10평)의 권리금이 5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가로수길과 함께 강남의 대표 상권이었던 압구정로데오 상권 임대료도 2016년 말 3.3㎡당 16만2,000원에서 2017년 말 14만원 수준으로 13%나 낮아졌다. 강남역 상권도 임대료가 1년 동안 8.9% 하락했다.

그 동안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었던 가로수길과 압구정 로데오, 강남역 상권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고가의 임대료였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 보복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3월부터 중국 여행사의 한국행 단체관광상품 판매를 금지하며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중국인이 많이 찾던 가로수길과 강남 일대는 유동 인구가 급격히 줄자 상인들도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 강남 상권 외에도 상암DMC상권의 임대료가 14.9%, 잠실새내역(구 신천역) 상권이 13.8% 떨어졌다.

강남 상권이 시들해지면서 종로 상권이 치고 올라왔다. 종각역 상권은 최근 1년간 임대료가 38.4%나 올라 서울 지역 상권 가운데 가장 큰 임대료 상승폭을 기록했다. 종각역 상권은 사무실이 계속 들어서며 유동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종로2가 주변 ‘젊음의 거리’ 임대료 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구가 조화된 독특한 느낌의 거리와 개성 있는 상가, 음식점이 SNS와 입소문을 타고 익선동 등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종각역에 이어 이화여대 상권도 임대료 상승폭이 19.5%나 됐다. 대현동 일대는 3.3㎡당 19만원 수준의 높은 임대료를 유지하고 있다.

SNS에서 ‘망리단길’과 ‘연트럴파크’로 불리며 젊은이들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망원동과 연남동 상권 임대료 상승률도 가팔랐다. 망원동 상권 임대료는 2016년 말 대비 15.1% 상승했다. 망원동 상권은 소규모 카페와 의류 매장, 공방 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경의선 숲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연남동 상권도 요식업종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임대료가 1년 동안 12.7% 오르는 등 상권 인기가 지속되며 골목 곳곳에 상가주택 리모델링이 활발하다. 경의선 숲길의 인기는 도화동 등까지 넓어지고 있다. 성신여대ㆍ건대입구ㆍ홍대 등 대학가 상권 임대료도 상승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가로수길 등 강남 상권은 이면도로 뒤쪽 상가 임대료도 비싼 구조여서 상인들 입장에서는 수익률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면서 “소비 위축으로 큰 돈 들이지 않으면서 문화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셉트로 가다 보니 연남동 등 강북 상권 전체가 살아나면서 인근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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