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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산물, 중국 정부가 세관 폐쇄한 훈춘서도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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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산물, 중국 정부가 세관 폐쇄한 훈춘서도 유통

입력
2017.10.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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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성 훈춘시내 옌볜 성하이 공업무역회사에 저장된 냉동 오징어의 모습. 이 업체는 북한 노동자를 고용해 수산물을 가공하고 이를 미국 등으로 수출했다. 훈춘=AP 연합뉴스
중국 지린성 훈춘시내 옌볜 성하이 공업무역회사에 저장된 냉동 오징어의 모습. 이 업체는 북한 노동자를 고용해 수산물을 가공하고 이를 미국 등으로 수출했다. 훈춘=AP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와 중국 정부의 수입금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북ㆍ중 접경지대에 북한산 수산물이 여전히 유통되는 것으로 미국 CNN방송 취재 결과 나타났다.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ㆍ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해외 자금 조달을 일부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CNN의 경제전문 웹사이트 CNN머니에 따르면 북ㆍ중 국경 동쪽 끝인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에서 북한산 게와 조개 등 수산물이 공공연히 유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CNN 취재진이 방문한 9월 말 북한산 게는 훈춘시내 여러 상점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한 상점 주인은 “어젯밤 북한에서 밀수해 온 게”라고 인정하면서 “1㎏당 180위안(약 3만1,000원) 정도로 예전(제재 이전)보다는 비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수산물 식당도 북한산 게를 요리해주고 있다.

다른 상점주인은 “두만강 건너편에서 비닐봉지에 수산물을 담은 후 강물에 실어 넘긴다”는 식으로 밀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강 양쪽에 하나의 팀이 활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건너편에서 어떻게 수산물을 구해 오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8월 15일부터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를 이행하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광물과 함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훈춘에 설치돼 있던 북한 수산물 전용 통관 취안허(圈河)해관(세관)도 폐쇄했다. 그러나 북ㆍ중 국경 동쪽 끝에 있는 훈춘과 서쪽 끝에 있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서는 북한 수산물이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영자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 9월 1일 북한 수산물이 단둥에서 밀수입 거래되는 현장을 전한 바 있다. 이는 훈춘과 단둥의 지역경제가 수산물 공급을 북한산 수입에 의존해 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산 수산물만이 아니라 다른 제재대상 품목도 여전히 중국에 밀수 형태로 팔리고 있다. 유엔은 지난달 북한이 올해 2∼8월 수출이 금지된 구리ㆍ은 등을 수출해 최소 2억7,000만 달러(약 3,06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히며 “제재의 느슨한 이행과 북한의 제재 회피 기술의 발전이 유엔 대북결의안의 목표 달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AP통신은 지난 5일 훈춘시 국가급 변경경제합작구에 있는 중국 식품 가공업체에 북한 종업원들이 고용돼 있으며 이들이 생산한 가공식품이 미국 월마트 등에 공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무역을 연구하는 저스틴 헤이스팅스 호주 시드니대학 교수는 중국이 무역제재 집행에 느슨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로 “대북 무역제재를 보는 시각이 미국과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북한에 대한 무기한 무역제재를 원하는 미국과 달리 무역제재를 불만을 드러내는 임시적인 조치로 생각한다는 설명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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