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재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정부의 기업 경영 간섭 우려”

알림

재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정부의 기업 경영 간섭 우려”

입력
2017.12.02 04:40
7면
0 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발표가 전해진 1일 재계에서는 정부의 기업 경영 간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민연금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기 힘든 상황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정부 입맛대로 주요 기업의 경영을 좌지우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주가 수익률에 초점을 두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하면 주주 이익이 보호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 반기는 반응도 있다.

이날 주요 기업들은 국민연금이 내년 하반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공식화하자,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였다. 주주 가치 제고를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기관투자자 40여 곳이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후보자 청문회에서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는 데 보고의무 등 장애물이 있다면 금융위가 앞장서서 해소하겠다”고 도입 의사를 밝혔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과정이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도하다 보니 기업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결정됐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은 대체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임명하는 현재 국민연금 구조상 정치 논리에 쉽게 좌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대기업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가 복지부에 사실상 종속돼 있는데 국민연금이 정부와 배치되는 의견을 개진할 수가 있겠느냐”며 “국민연금이 정부 마음에 들지 않는 인사를 이사회에서 배제하거나 친정부 인사를 선임하는 식으로 정부 입김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의결권은 기금 자산의 증식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 사회적 분위기나 정치적 환경에 휩쓸려 이런 원칙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은 “국민연금이 추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일반적인 주주권 행사의 과정을 따라가는 수준”이라며 오히려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하면 장기적으로 경영 투명성과 기업 가치가 높아져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면 국내 증시의 저평가 요인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