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선거권 연령 만 19세→18세로 법 개정 건의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 주최로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 1주년 기념대회 '촛불은 계속된다'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청소년의 사회참여 기반 마련을 위해 현재 만 19세인 공직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도록 정부에 관련법 개정을 건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약 170만명 서울 청소년을 위한 종합지원정책인 ‘청소년 희망도시 서울’ 기본계획을 2일 발표했다. 이는 서울시의 첫 중장기 청소년 정책이다. 올해부터 2021년까지 총 4,868억원을 투입한다.

우선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청소년들의 사회참여 의지를 반영해 참정권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공직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으로, 법 개정 추진과 동시에 교육이나 토론회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공직선거권 연령 하향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여기에 서울시가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광화문 촛불집회에선 거침없는 목소리로 사회에 대한 요구를 하고, 권익을 주장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며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결의로 가득 찬 청소년의 역량을 믿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올 초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8세 투표권을 적극 촉구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 국가 중 18세에 투표권이 없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시는 또 청소년이 자신과 관련된 정책 수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청소년 전용 정책 제안 시스템 ‘유스 보이스(Youth Voice)’를 만들어 2019년부터 운영한다. 서울시 각 지역에서 뽑힌 대의원으로 구성된 ‘청소년의회’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체 예산의 57%(2,780억원)를 투입해 시립청소년시설, 전용 휴식공간 등 청소년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대폭 확충한다. 2021년까지 현재 55곳인 시립청소년시설을 62곳으로 늘리고, 공공시설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아지트’로 이름 붙인 청소년 휴식공간 25곳을 연다.

시립청소년시설에선 드론, 코딩 등 4차 산업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강동, 금천 등 15개 청소년수련관은 ‘서울창업허브’와 연계한 직업교육을 한다.

양천구 신정동에는 청소년들의 음악 활동을 지원하는 ‘청소년음악창작센터’가 은평ㆍ노원구에는 직업 탐색을 돕는 ‘청소년 미래진로체험센터’가 문을 연다.

신촌 연세로에는 매주 토요일 청소년들이 공연하거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청소년 전용 놀토거리’를 만든다.

청소년 동아리 활동 지원도 확대한다. 서울시는 현재 학교ㆍ청소년시설 소속 동아리 440개를 지원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청소년들이 만든 자발적 모임을 포함시켜 지원 동아리 수를 1,000개까지 늘린다.

시는 또 대안학교에 다니는 취약계층(기초생활보장 수급자ㆍ차상위계층) 청소년의 수업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학교 밖 청소년 600명에게는 검정고시 교재비와 학원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