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오토라이프] 오케스트라를 싣고 달린다… 카오디오 고급화 경쟁

알림

[오토라이프] 오케스트라를 싣고 달린다… 카오디오 고급화 경쟁

입력
2017.10.24 14:00
21면
0 0

푸조 SUV 3008,5008

‘이건희 스피커’ 포칼 탑재

볼보, 英 하이엔드 B&W

6000만원대 모델에도 적용

현대차, 15개 차종에 하만 장착

기아차, 스팅어에 렉시콘 탑재

獨콘티넨털, 차체 진동기술 개발

‘스피커 없는 카오디오’ 시대 예고

'EQ900'에 장착된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
'EQ900'에 장착된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
볼보 'XC60' 대쉬보드에 장착된 ‘바워스 앤 윌킨스’(B&W) 스피커.
볼보 'XC60' 대쉬보드에 장착된 ‘바워스 앤 윌킨스’(B&W) 스피커.
볼보 'XC60'
볼보 'XC60'
푸조 SUV '3008'에 장착된 포칼 스피커.
푸조 SUV '3008'에 장착된 포칼 스피커.
푸조 SUV '3008'
푸조 SUV '3008'

자동차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여유로운 공간으로 손꼽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파트 거주비율이 높아지면서, 층간 소음 우려로 집에서는 마음껏 음량을 키워가며 음악을 듣기 어려울 뿐 아니라, 외부소음을 최대한 차단하고 음악에만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있긴 하지만 외부 스피커로 듣는 것과 비교하면 음질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동차는 주행 중에도 내부의 정숙성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어, 자신만의 음악 감상공간으로 제격이다. 가정집 평균 생활소음이 약 50데시벨(㏈) 정도인 데 비해 주행 중 자동차 내부소음은 약 60~70㏈에 달하지만, 이를 낮출 수 있는 흡음 기술이 향상되고 있다. 여기에 고급 자동차일수록 장착된 오디오가 특정 주파수의 울림, 운전자와 스피커의 거리를 고려해 최고의 음질을 제공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음악을 듣던 수단이 과거 테이프와 CD 플레이어에서 이제 음원 파일과 블루투스 오디오 등으로 바뀌면서 차에서도 얼마든지 고음질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 중 카오디오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푸조와 볼보다. 푸조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3008’, 올 연말 국내 출시 예정인 SUV ‘5008’ 등에 프랑스 오디오 브랜드인 ‘포칼’을 탑재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애장한 브랜드여서 ‘이건희 스피커’로 알려진 포칼은 1969년 프랑스에서 시작해 홈오디오와 헤드폰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포칼 상위 모델인 ‘유토피아’는 2억7,000만원이 넘는 고가로 해외 음악전문매체들로부터 ‘세계 5대 스피커’ ‘역사상 가장 훌륭한 스피커 25’ 등에 잇따라 선정되기도 했다. 푸조 관계자는 “푸조 디자이너와 포칼 엔지니어들이 음향과 미적 감각의 조화를 위해 실내 인테리어까지 공동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볼보는 최근 국내 출시된 중형 SUV ‘XC60’과 대형 SUV ‘XC90’ 등에 영국 하이엔드 스피커인 ‘바워스 앤 윌킨스’(B&W)을 적용했다. B&W 모델은 기존에 1억원을 훌쩍 넘는 고가 자동차에 탑재되던 스피커다. 볼보가 이번에 처음으로 6,000만원대(XC60) 모델까지 확대, 적용했다. 특히 B&W의 고음 재생용 스피커 ‘트위터’를 대시보드 상단에 탑재해 운전자기 훨씬 생동감 있는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XC90은 총 19개, XC60은 15개의 스피커가 내부에 설치된다. 음향 모드는 콘서트홀, 개별무대, 스튜디오의 3가지를 제공한다. 볼보 관계자는 “총 1,100와트(W) 출력의 스피커는 자동차 실내공간을 꽉 채우는 사운드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다” 고 자랑했다.

사실 전 세계 오디오 시장은 미국 자동차 전장ㆍ오디오 전문기업인 ‘하만’이 평정하고 있다.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서비스 등 전장사업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계열 브랜드로 ‘하만ㆍ카돈’을 시작으로 ‘렉시콘’ ‘마크 레빈슨’ ‘JBL’ 등을 보유하고 있다. B&W도 하만의 계열사다. 삼성전자가 이런 하만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지난해 80억달러에 인수했다. 하만 스피커는 현재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 재규어랜드로버 등 거의 모든 글로벌 완성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출시 중인 20개 차종(상용차 제외) 중 15개 차종에 하만을 장착하고 있는데 일반 자동차 모델엔 하만의 JBL을, 고급 모델엔 롤스로이스에 탑재되는 렉시콘을 각각 적용했다. 현대차의 경우 아반떼, i30, 쏘나타, 그랜저, 투싼 등엔 JBL이, 아슬란을 비롯해 G80, EQ900 등의 고급 세단에는 렉시콘 스피커가 장착된다. 기아차는 최근 퍼포먼스 세단인 스팅어를 출시하면서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 체험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팅어에 장착된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은 15개의 프리미엄 스피커로 구성돼 다이내믹하고 명료한 사운드를 어느 위치에서나 동일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한다” 고 설명했다.

자동차업체들의 카오디오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오히려 자동차에서 스피커가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독일 자동차 전장부품 기업 ‘콘티넨털’은 최근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의 핵심인 스피커를 실내 특정 부위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피커는 오디오 시스템의 전기 소리를 음향으로 전환해 주는 장치로, 몇 개가 사용됐는지에 따라 오디오와 사운드 시스템의 수준이 결정된다. 그런데 콘티넨털은 스피커를 없애는 대신 실내의 문 패널과 천장 등 차체를 진동시켜 소리를 생성시키는 시스템을 내놓은 것이다. 콘티넨털은 “세계적인 음향 전문가들도 차체를 이용한 스피커의 사운드 질감을 만족스러워했다”며 “스피커를 없애 차체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실내 디자인 변화 폭도 넓혀 점차 자동차업계의 대세 기술로 자리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