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춘천시 봉의산 화재 신고가 접수되자 카메라를 장착한 관제(管制) 드론이 먼저 출동한다. 드론이 화재 범위와 확산 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사이, 소방서에서 출동한 소방관의 몸에 장착된 특수단말기(보디캠)가 화재 피해자의 현재 상태와 위치를 영상으로 실시간 전송한다. 각종 정보통신기술(ICT)이 소방관의 눈과 발이 되면서 현실이 된 구조 현장이다.
SK텔레콤과 강원소방본부는 ICT 소방 활동을 위해 협의한다고 20일 밝혔다. 강원도 지형 특성상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면적이 가장 넓고 산림이 우거져 구조 요청자의 위치 파악이 어려운 지리적 제약을 ICT로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보디캠 230대, 관제 드론 4대,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 ‘T 라이브 캐스터’를 결합한 ‘공공 안전 솔루션’을 강원소방본부에 제공한다. 강원소방본부는 장비들을 특수구조단과 관할 16개 소방서에 배치하고, 현장에서 전송되는 영상을 기반으로 상황실에서 각종 재난 사고를 체계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모의 화재 상황 시연에서 특수구조단은 관제 드론의 도움으로 화재 범위와 경로를 추적했고, 수색에 나선 소방관은 사고자 위치를 보디캠으로 찍어 본부에 전송했다. 응급 처치를 위해 환자의 상처 영상을 의사에게 전송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재난 대응을 위한 ICT 도입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연합(EU)의 실시간 홍수 조기 경보 시스템, 일본의 쓰나미 감지 기지국 등이 대표적이다. 이흥교 강원소방본부장은 “오늘날 재난은 대형화, 복잡화 추세로 ICT 활용은 재난 대응의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장기 SK텔레콤 사물인터넷(IoT)사업부문장은 “공공 안전 솔루션이 소방관들의 재난 대응 활동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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