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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추가 지원안에 이해당사자들 ‘희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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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추가 지원안에 이해당사자들 ‘희비’ 엇갈려

입력
2017.03.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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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 못할라 공포에 대우조선 채권투자자 투매 ‘공포’

기사회생 기회 맞은 대우조선은 “꼭 흑자전환” ‘반색’

“사실상 강제 참여” 시중은행은 ‘씁쓸’

지난 23일 오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오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한 신규자금 지원’을 골자로 한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추가지원 방안이 공개되자 이해관계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투자금이 위태로워진 채권자들은 공포에 휩싸인 반면, 기사회생의 계기를 맞은 대우조선은 흑자전환을 다짐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사실상 반 강제로 추가지원 대책에 발을 담그게 된 시중은행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채 보유자의 50% 출자전환, 50% 만기연장’이라는 정부의 채무재조정 방안에 대우조선 회사채 가격은 더 폭락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장내채권시장에서 올 4월21일이 만기인 대우조선 회사채6-1회차(4,400억원 규모) 가격은 전날보다 22.38% 급락한 4,889.9원까지 내렸다. 대우조선의 회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출자전환이나 만기연장은 곧 투자금 손실로 인식되자 너도 나도 대우조선 회사채를 내던진 결과다. 결국 대우조선 회사채는 ‘채권가의 80% 미만 가격인 회사채가 15% 이상 급락한 경우’에 해당돼 24일 하루 매매가 정지됐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는 폭등하고 있다. 지난 14일 79%대였던 수익률은 23일 무려 1,318%까지 치솟았다. 100만원을 투자하면 만기에 1,300만원 이상을 돌려준다는 의미지만, 그만큼 투자자들이 대우조선 회사채를 외면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원리금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유로 대우조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강등하기도 했다.

반면, 대우조선은 정부의 지원방침에 적극 호응하는 분위기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5년 이후 불과 1년 반 만에 또 추가 지원을 받게 돼 송구스럽다”면서도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출자전환 주식의 가치를 높여 올 9월 재상장 후에도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24일 오후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성립 사장이 질의응답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흑자 전환을 자신하며 약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24일 오후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성립 사장이 질의응답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흑자 전환을 자신하며 약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한편, 시중은행 내부에선 정부 지원안을 마뜩잖아 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정부가 신규자금 지원 방침을 밝히며 “대우조선이 도산할 경우 59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라 채권 은행들로선 사실상 동참을 거부할 선택지조차 사라졌다.

시중은행들은 총 대출금의 80%인 5,6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1,400억원은 5년 유예 후 5년 분할상환으로 변경해야 한다. 정부는 이런 채무재조정이 시중은행들의 자율 합의 사안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이를 거절할 경우 ‘경제를 망가뜨린 장본인’으로 몰릴 처지여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합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한껏 강조하면서 사채권자나 시중은행이 채무재조정에 반대할 명분을 아예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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