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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의무시청 영상광고, 소비자 돈 16만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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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의무시청 영상광고, 소비자 돈 16만원 나간다”

입력
2017.05.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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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이 분석한 모바일 영상 광고 시청에 대한 경제적인 비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이 분석한 모바일 영상 광고 시청에 대한 경제적인 비용.

원하지 않는 모바일 영상광고를 보느라 소모되는 시간과 데이터 비용이 1인당 16만원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불필요한 비용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적합한 보상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8일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스마트폰 이용자 1인당 모바일 동영상 광고 시청에 소모하는 경제적 비용이 연간 16만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사업자 등 대형 인터넷 사업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는데 반해 이용자 보호와 공적 책임 이행은 외면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용자들은 포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인터넷 사업자가 제공하는 모바일 동영상에 붙는 15초 광고를 의무 시청해야 한다. 여기에 할애하는 시간과 모바일 데이터 소모량을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할 경우 1인당 연간 16만1,002원의 기회비용을 지불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의 분석이다.

이용자가 모바일 동영상 광고를 시청하는 시간과 광고 시청 횟수 등을 우리나라 평균 임금 수준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9만4,389원의 비용 지출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고 시청에 따른 데이터 요금은 일반적인 고화질 광고를 기준으로 통신사의 월 5만원대 요금제를 적하면 연간 6만6,613원에 달한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동영상 시청에 앞서 제공되는 15초 광고는 이용자가 임의로 중지하거나 건너뛸 수 없도록 설정되어 있다”며, “이용자들은 네이버 등 인터넷사업자의 모바일 동영상 광고 시청에만 1인당 연간 16만원이 넘는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어 포털 서비스는 사실상 월 평균 이용료가 1만 3천원 수준에 달하는 ‘유료’ 서비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같은 포털의 경우 대규모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동영상 광고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접하는 화면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검색 광고, 배너 광고 등을 배치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27.8% 늘어난 3조원 수준으로 우리나라 지상파TV 3사와 3,700여개 신문사 광고 매출 전체를 합산한 금액보다도 많았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네이버와 같은 대형 인터넷 사업자들이 ‘광고 시장의 블랙홀’로 급부상하여 전통적인 미디어 광고 시장을 잠식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이용자들의 시간적・경제적 비용 지출에 무임승차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며 “이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축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이용자 보호 및 공적 책임 준수에는 소홀하다”고 비판했다.

그간 대형 포털이 제공하는 검색, 뉴스, 메신저 등의 서비스는 국민 실생활의 필수재로 자리 잡았으나, ‘무료’라는 인식으로 인해 이용자 권리가 과소평가되고 정부의 규제 개입도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모바일 데이터는 사실상 종량제 요금제에 기반하기 때문에 시간비용 이외에 데이터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포털 제공 서비스를 무료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의 지적이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포털 등 대형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는 이용자 입장에서 사실상 ‘유료’에 해당하는 만큼,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업자는 막대한 광고 수익에 걸맞은 이용자 보호 수준을 갖추고 공정경쟁 및 생태계 상생을 위한 공적 책무를 조속히 이행해야한다”면서 “특히 광고 영상을 시청 시 소모되는 데이터량 등을 이용자에게 고지하고, 모바일 광고영상을 시청하는 데에 따른 포인트 리워드 등의 보상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모두 와이파이가 아닌 LTE 환경에서 15초 영상 광고를 끝까지 시청하는 단순한 전제를 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반박의 목소리도 높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닐슨코리안클릭의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가 LTE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은 전체의 9.3%에 불과하다”며 “이를 계산할 경우 비용은 10분의 1로 줄어드는데, 이는 ‘유튜브 레드’처럼 광고 없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이익이며,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닐슨코리아 조사결과에 따르면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를 와이파이로 시청하는 경우가 90.7%로 조사됐다. LTE를 가장 많이 쓰는 30대의 영상 시청 시 LTE 이용 비중도 20.0%로 나타났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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