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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지면 40% 사망하는 ‘뇌 속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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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지면 40% 사망하는 ‘뇌 속 시한폭탄’

입력
2018.02.2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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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뇌동맥류 수술 1만례 달성

뇌동맥류(腦動脈瘤)는 머릿속 동맥혈관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혈관벽이 얇아져 혈압을 이기지 못하면 파열돼 응급치료가 필요해 ‘뇌 속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뇌동맥류는 터지기 전에 조기 발견하면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뇌동맥류가 터져 뇌출혈을 생겼을 때 40%가 사망하고, 30%는 영구 장애가 되는 무서운 병이다.

서울아산병원이 지난달 22일 1만례를 달성했다. 1989년 첫 뇌동맥류수술을 시작한 이래 30년 만이다. 서울아산병원 뇌혈관팀은 지난달 22일 50세 남자의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묶어 1만 번째 뇌동맥류 수술에 성공했다.

2008~2017년 10년 간 뇌동맥류 치료를 받은 환자 5,278명의 수술 성적을 분석한 결과, 치료 후 사망률은 0.09%(5명), 심각한 후유 장애가 발생할 확률은 0.38%(30명)로 확인됐다. 세계적으로 뇌동맥류 치료에서 장애 및 사망률이 3∼4%인 것보다 현저히 낮다.

뇌동맥류 치료로 두 가지 방법이 쓰인다. 머리를 열고 부풀어 오른 혈관 부위를 클립으로 집어 묶는 '클립결찰술'과 머리를 열지 않고 허벅지 부위 대퇴동맥을 통해 백금 코일을 집어넣어 뇌동맥류에 피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코일색전술' 등이다. 뇌동맥류가 복잡하면 심장정지 후 동맥류 경부결찰술이나 두개강 내외 혈관문합술이 사용되기도 한다.

1만례 치료 중에서 머리를 여는 '클립결찰술'을 7,275건을 시행했다. '코일색전술'은 2,725건이었다.

최근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터지기 전 뇌동맥류를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1989년부터 1993년까지는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가 21명에 불과해 전체 환자의 4.4%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3~2017년 최근 5년간은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가 3,181명으로 전체 뇌동맥류의 91.9%로 크게 늘었다.

뇌동맥류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는 환자 나이, 가족력, 뇌동맥류 모양과 위치 등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수술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경험이 많은 숙련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안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뇌혈관팀은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의 나이, 가족력, 뇌동맥류 모양 등을 종합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함으로써 합병증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뇌동맥류 파열을 막으려면 평소 고혈압을 잘 관리하고, 특히 갑자기 참을 수 없이 심한 두통이 생기면 이른 시간 내에 가까운 응급센터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은 1989년에 황충진 신경외과 교수가 뇌동맥류 수술을 처음 시행했다. 1991년에는 국내 최초로 심정지 후 동맥류 경부결찰술을 시행했다. 1996년에는 권도훈 신경외과 교수가 국내 최초로 GDC 코일을 이용해 색전술을 시행했다.

또 2017년까지 권병덕 신경외과 교수가 뇌동맥류 수술 5,000례, 안재성 신경외과 교수가 두개강 내외 혈관문합술 500례를 시행했다. 최근까지 이덕희 영상의학과 교수가 22례의 파이프라인 색전술을 성공시키며 국내 뇌동맥류 치료의 선도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뇌동맥류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
뇌동맥류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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