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관련 공개 토론회에서 주민으로부터 기습 폭행을 당한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원 후보는 15일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다행히 가벼운 타박상 정도만 입었다. 걱정할 만큼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그 분(가해자)이 자해로 많이 다쳤다고 들었다. 쾌유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원 후보는 지난 14일 지역언론 ‘제주의 소리’와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주최한 제주 제2공항 관련 공개 토론회에서 무대에 난입한 한 남성이 던진 달걀에 맞고 얼굴을 폭행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가해자는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단식 투쟁을 벌였던 김경배(50)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확인됐다.
현재 제주에선 2공항 건설을 놓고 자연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여론과 찬성하는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원 후보 폭행 뒤 자해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원 후보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했던 그 분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며 “그 분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원 후보는 “제2공항 문제는 도민의 숙원사업이자, 이해와 관심이 큰 사안”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서는 안 된다. 저는 이번 일을 통해 제주도민의 마음을 다시 한 번 겸허히 받아들이기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썼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이 제2공항 문제를 순리대로 풀어나가는 전화위복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도민 여러분께서 지혜를 나눠달라”고 부탁했다.
원 후보는 지난달 10일 “현재의 정당구조에서는 개혁정치의 뜻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며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당분간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주지사 선거에는 원 후보를 비롯해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방훈 자유한국당 후보, 장성철 바른미래당 후보, 녹색당 고은영 후보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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