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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 오바마가 북한을 몰아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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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 오바마가 북한을 몰아치는 이유는?

입력
2016.09.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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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과 거래한 다른 中기업도 제재 검토”

각국에 북한과 외교관계 격하 요청

5차 핵실험 이후 체감위험 달라지자

차기 정권에 ‘北압박 기조 유지’ 메시지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그는 28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미국과 수교한 국가들에게 북한과의 경제ㆍ외교관계 중단ㆍ격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그는 28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미국과 수교한 국가들에게 북한과의 경제ㆍ외교관계 중단ㆍ격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임기 말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홍샹그룹에 이어 대북 거래를 이유로 다른 중국 기업도 제재를 검토하는가 하면, 미국과 수교관계를 맺은 모든 국가들에게 북한과의 외교ㆍ경제관계 단절 또는 격하를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군사적 옵션만 제외됐을 뿐, 세계 초강대국 미국이 할 수 있는 모든 경제ㆍ외교력을 발휘해 북한 옥죄기에 나선 것이다.

대니얼 프라이드 미 국무부 제재담당 조정관은 28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청문회에 출석, 대북제재와 관련해 “전 세계의 많은 기업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 제재 대상이 홍샹 외 다른 중국 기업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북한 고려항공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시사했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도 이날 같은 청문회에서 “전 세계 미국 공관에 주둔국 정부가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북한과의 외교ㆍ경제 관계를 격하해 달라고 요청하라는 지시를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 강공책’을 펴는 건 이달 9일 ‘5차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 핵에 대한 미국의 체감위험 수준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핵탄두를 탑재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본토를 타격할 위험이 코앞에 닥쳤다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워싱턴의 한 관계자는 “5차 핵실험 직후 북한이 ‘핵무기연구소’라는 단체를 내세워 핵탄두 표준화에 성공했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한 걸 미 당국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이면 정권이 바뀌는데도, 오바마 행정부가 속전속결로 강도를 높이는 배경에는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핵 동결론’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차기 정권에서도 북핵에 대해서는 압박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수 없는 한국 정부의 입장도 반영되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정권에서도 대북 압박기조가 유지되도록 일종의 ‘대못 박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의 강경 입장은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 중인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수준도 끌어 올릴 전망이다. 중국이 아직 동의하지 않고 있으나, ▦석유류 금수 ▦북한 광물자원의 전면적 수입금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도 “새로운 제재안에 대한 중국과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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