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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일도 안 하는 청년 니트족 122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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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일도 안 하는 청년 니트족 122만명

입력
2017.09.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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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연령마다 15~19세는 3%

20~24세 13%, 25~29세 20%

“은둔형에 해당돼 발굴 어렵고

문제 드러나지 않아 정책 소외”

4년 전 고등학교를 관둔 김하윤(21ㆍ가명)씨는 지금껏 ‘장래희망’이 없다. 학창시절부터 꿈이 없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친구들은 저마다 목표를 향해 공부하는데 김씨는 책상에 엎드려 노래를 듣거나 속된 말로 ‘멍 때리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 달여간 결석을 했을 때 엄마는 먼저 “학교를 관두자”고 제안했고, 담임선생님은 자퇴서를 내자마자 별다른 말 없이 승인했다.

김씨가 지금껏 도전한 아르바이트만 11가지. 커피숍, 고기집 등을 떠돌며 몇 주간 일을 해 생활비를 모으면 다시 집에 콕 박힌다. 김씨는 “학교에서도 진로 상담을 진지하게 해주는 어른이 없었는데 학교 밖에서 관심을 가져줄 사람이 있겠느냐”며 “키워준 할머니에게 보탬이 되려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업이나 직업훈련을 받지 않고 미취업 상태에 있는 ‘니트(NEET) 청소년ㆍ청년’이 12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이 관심부족 속에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윤철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한국의 니트 청소년 규모 파악’ 연구에 따르면 무직 청소년ㆍ청년(15~29세)은 122만8,000여명으로 추산됐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2016년)를 분석한 것이다. 연령별로 15~19세 11만7,000여명, 20~24세 41만2,000명, 25~29세 69만9,000명이다. 비율로 해당 연령층에서 각각 3.9%, 13.4%, 20.9%를 차지한다.

청소년 니트족은 ▦노는 것이 좋아서(38%)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22.5%) ▦하고 싶은 게 없어서(18.3%)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연구팀은 “학교 밖에서 폭력이나 비행 등 규범을 어기는 유형과 달리 무업형ㆍ은둔형에 해당하는 이들은 발굴도 어렵고 문제가 당장 드러나지 않아 정책적으로 소외돼 있다”고 말했다.

우리보다 앞서 이 문제를 고민한 유럽은 조기학업중단을 방지하고 이들을 사회로 재편입시키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연합(EU)는 2013년 시행된 ‘청소년 보장’ 정책에서 각 회원국의 15~24세 니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업중단ㆍ실업 후 4개월 이내에 교육, 훈련 및 고용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2012년부터 ‘16플러스 데이터 허브’ 프로그램을 통해 니트 청소년들을 학교, 지방자치단체, 고용연금부가 데이터 공유를 통해 발굴하고 각종 정보는 청소년 지원과 통계 자료 작성 등에 활용하고 있다.

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여성가족부가 학교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청소년지원꿈드림센터가 있지만 상담 인력도 적고 대상 청소년 발굴이 어려워 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 니트족 비율은 높지 않다”며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역시 성인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청소년 특화 프로그램이 없어 신청 후 중도 하차하는 청소년들이 많아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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