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 문체부에 제안서 제출
카지노·해양수산테마파크까지 조성
주변국과 경쟁력 갖춘 입지가 열쇠
서울지역의 외국인 관광상권이 강북 3대 축으로의 재편을 앞두고 있다. 기존 핵심 상권인 명동에 더해 여의도와 용산에 신규 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면 ‘명동~여의도~용산’으로 이어지는 신(新) 강북권 관광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관광벨트가 활성화되기 위한 또다른 요충지는 노량진수산시장. 여의도와 용산의 연결 고리에 있는데다,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은 대규모 수산시장이라는 점에서 외국인 관광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가 이 일대를 복합리조트로 개발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의도와 용산에서 면세점 쇼핑이나 한류 콘텐츠 체험을 한 뒤 노량진 복합리조트에 묵으면서 24시간 팔딱대는 생선을 자유롭게 골라 먹는 관광 코스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아침 조깅과 해상레저가 가능한 한강이 바로 앞이라는 입지적인 강점도 뚜렷하다.
수협 “노량진시장, 여의도~용산 연계한 관광유발 효과 극대화”
수협이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신규 복합리조트 개발사업 제안서를 보면 리조트는 노량진수산시장이 있는 서울 노량진동 13의8 일대(4만8,233㎡)에 자리잡게 된다. 2013년부터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인 노량진시장이 시장 서쪽에 짓고 있는 새 건물로 10월 옮기게 되면 현재 그 자리에 지상 52층, 지하 6층 규모의 리조트가 들어선다.
복합리조트에는 5성급 관광호텔 1,000여실과 비즈니스 호텔 400여실이 마련돼 관광 및 출장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여기에 컨벤션, 카지노, 쇼핑시설, 워터파크, 공연장, 멀티플렉스시설뿐만 아니라 2만6,000㎡ 규모의 해양수산테마파크까지 들어서 수산시장과 연계한 해양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예컨대 관광객들이 넓은 수조에 직접 들어가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어린이는 작은 배를 타고 물고기 먹이를 줄 수 있다. 국내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 이상이 서울을 방문하지만 관광자원은 빈약한 현실에서 노량진수산시장과 복합리조트의 결합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수협측은 자신한다. 수협 관계자는 “바다를 주제로 외국인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주는 서울의 또 다른 관광명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지역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과는 각각 56㎞, 18㎞ 거리에 있어 비즈니스와 관광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한강 선착장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보행자 육교도 만들어 수산시장 방문객이 63빌딩 등 여의도 일대를 쉽게 이용하도록 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수협은 수익성도 자신한다. 외국인 연 방문객 78만명, 8만8,819명 고용창출 등 관광사업 기대 효과로 연간 1조2,705억원의 수익을 내다보고 있다.
기존 관광특구와 융합돼 효용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 선정돼야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중 2개 내외의 시ㆍ도를 복합리조트 지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서울 인천 부산 경기 경남 전남 등 전국 9개 시ㆍ도에서 34개의 업체가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복합리조트를 둘러싼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종 업체 선정은 올 연말에 이뤄질 예정이지만 이달에 적합한 시ㆍ도가 공개되는 만큼 어느 정도 업체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 관계자는 “각 지역 특색을 최대한 이끌어내 복합리조트와 융합돼 관광자원화가 가능한지 여부와 2020년 개장에 맞춘 투자 여건이 적합한 지를 놓고 심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복합리조트 추진은 1월 ‘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이뤄졌다. 싱가포르가 2개의 복합리조트(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월드센토사)를 2010년 개장하며 관광 강국으로 부상한 것처럼 우리도 복합리조트를 통한 새 관광 자원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물론 일본, 필리핀 등 주변국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쉽지 않은 도전인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입지 선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 그리고 다른 관광지역과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복합리조트 공모 사업에 서울지역에서 도전장을 내민 것은 수협이 유일하다는 점은 주목해봐야 한다는 평가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한국형 복합리조트 사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쇼핑, 문화, 관광 등 기존 특구와 만나 효용이 극대화 될 수 있는 입지인가를 우선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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