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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ㆍ양 혼합배아 성공… 이종 장기이식 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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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ㆍ양 혼합배아 성공… 이종 장기이식 길 열리나

입력
2018.02.19 17: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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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공동연구팀 3주간 배양

“다음 목표는 큰 동물로 가는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동물의 몸에서 인간 장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

생쥐(Mouse) 몸에서 큰쥐(Rat)의 특정 장기를 만들어 이식에 성공한 미국ㆍ일본 연구팀이 최근 인간의 줄기세포와 양의 배아를 결합한 ‘혼합 배아’를 만드는 데에도 성공하면서 ‘이종(二種) 간 장기 이식’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에 따르면 나카우치 히로 일본 도쿄대 교수와 파블로 로스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 등이 참여한 미ㆍ일 공동 연구팀은 전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전미과학진흥협회 행사에서 인간 세포를 접목한 양의 배아를 3주 간 키우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로스 교수는 “인간의 장기와 비슷한 크기의 장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양을 선택했다”며 “약 1만개 세포 가운데 1개는 인간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나카우치 교수는 생쥐의 몸에서 큰쥐의 췌장을 키워 이를 당뇨병이 걸린 큰쥐의 몸에 이식하는 연구에 성공한 바 있다. 이식된 췌장은 거부감 없이 인슐린을 분비하며 큰쥐의 당뇨병을 치료했다. 당시 나카우치 교수는 “다음 단계는 더 큰 동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동물의 몸에서 인간의 장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머지 않은 일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전자 편집 기술로 특정 장기가 없이 성장하는 배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카우치 교수는 “5년 또는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있지만, 결국엔 우리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놓고 가디언은 “공상 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내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동물의 몸에서 만들어낸 장기를 인간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사용한 것이라서 면역 체계에 대한 거부감 없이 잘 이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이종 간 장기 이식이라는 수십 년 된 생각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일 20여명의 환자가 장기를 구하지 못해 사망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2016년 기준 460명이 장기를 기다리다가 숨졌다.

물론 윤리적 문제 등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인간의 뇌를 가진 동물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동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를 감염시킬 가능성도 있다. 로스 교수는 “주입된 인간 세포가 모두 동물의 뇌로 간다면 이 연구를 진전시킬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카우치 교수는 “주입된 인간 세포는 아주 적다. 인간 세포가 동물의 몸 속에서 인간의 뇌 또는 생식 기관으로 발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반박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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