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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7부 차장검사” 황당한 사칭 20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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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7부 차장검사” 황당한 사칭 20대 구속

입력
2017.06.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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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하던 여성의 부모가 의심 신고

도주 중에도 또 다른 피해여성 접근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끝내 구속

김모(28)씨가 휴대전화 2대로 스스로 주고 받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부산 남부경찰서는 검사를 사칭해 여성들에게 접근하고 80만원을 가로챈 혐의(공문서 위조)로 김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부산경찰청 제공
김모(28)씨가 휴대전화 2대로 스스로 주고 받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부산 남부경찰서는 검사를 사칭해 여성들에게 접근하고 80만원을 가로챈 혐의(공문서 위조)로 김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부산경찰청 제공

“나 대검찰청 특검7부 차장검사인데…”

무직에 PC방을 전전하던 김모(28)씨가 검사를 사칭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지난해 말이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던 탓에 사회적 신분에 갈증을 느낀 터였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초 사회관계망서비스로 마음에 드는 이성 12명에게 “준비하던 검사가 됐으니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4~5년 전 우연히 연락처를 알게 된 A(25)씨에게 연락이 닿았고 둘은 2개월간 교제를 시작했다.

김씨는 A씨에게 위조한 대검찰청 특검7부 차장검사 신분증을 보여줬다. 검찰 직제에도 없는 신분이었다. 김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이 고모부라서 비밀리에 활동하는 조직에 속했고 지금은 부산에 파견을 나왔다”고 속였다. 통장에 2억4,000만원 가량이 있다고 허위로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출퇴근이 자유롭고 일과시간을 여유롭게 쓴 김씨가 아무래도 이상했다. A씨는 위조한 검찰 신분증과 대조하려고 김씨에게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뜨끔했던 김씨는 “주민등록증을 분실해 재발급 신청했다”며 위조한 확인서를 내밀며 안심시켰다. 그 무렵 A씨는 부모에게 김씨와의 교제사실을 알렸다. A씨의 아버지는 김씨가 28세의 젊은 나이에 대검찰청 차장검사라는 점이 못미더워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올해 1월 말 경찰에서 1차 조사를 받았다가 곧바로 잠적, 과거 SNS로 연락했던 다른 여성이 있는 경남 거제로 도주했다. 김씨는 여기서 회사원 B(26ㆍ여)씨를 만나 교제했고 이 과정에서 8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김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검거해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A씨의 휴대폰에서 재벌총수와 검찰총장, 경찰을 사칭한 SNS 메시지를 확보하고 김씨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휴대폰 2대를 사용해 자작극을 꾸미고 이를 이용해 여성들을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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