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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문재인, 재벌개혁 의지 없다… 내가 기득권서 자유로운 유일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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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문재인, 재벌개혁 의지 없다… 내가 기득권서 자유로운 유일 후보”

입력
2017.02.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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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증세 안 한다는데

공평한 나라 만들 수 있겠나

탄핵 기각 땐 도저히 용납 못 해

국민 뜻 어긋나면 헌재와 싸울 것

정전협정, 평화협정으로 전환

북일ㆍ북미 수교로 안보 구축해야

관리형 리더십으론 위기 못 넘겨

문재인ㆍ안희정, 원고 없는 생방송 토론하자

이재명 성남 시장이 14일 성남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재벌개혁의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이재명 성남 시장이 14일 성남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재벌개혁의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14일 성남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재벌 개혁의 의지가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문 전 대표가 법인세 증세에 반대하고 대기업 준조세 폐지로 16조원 규모를 면제해준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거대 기득권, 재벌로부터 자유로운 유일한 후보”라며 자신이 재벌개혁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선명한 정책으로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역전극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시장은 최근 지지율이 주춤한 데 대해서는 “빠르게 자란 것이 웃자란다고 하잖느냐”면서 본격적인 정책 검증 국면이 펼쳐지면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민 한 사람당 85만원 가량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 공약 등에 대해 안희정 충남지사가 “국민들은 공짜 밥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안 지사에게 헌법을 끝까지 읽어보길 권한다”고 일축했다.

-지지율이 한때 18%까지 올랐다가 주춤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다른 정치인들은 2선 후퇴니 명예로운 퇴진이니 자꾸 한발씩 뺄 때, 명확하게 대중들의 정서에 맞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공감도가 높았던 것 같다. 이제 한 고비 넘었으니, 다음 고비를 국민들이 준비하고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미래, 과연 맡길 만 한가 라는 점들을 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문재인ㆍ안희정 후보에게 학예회 발표용 말고 토론을 하자고 하는 것이다. 원고 없이 생방송 토론을 하자, 그것 몇 번 하면 국민들이 제대로 평가하고 반전의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 국민들의 안정 희구 심리가 커지는 측면이 있는데, 되레 강성 발언을 많이 하고 있다.

“더 강성이 된 건 아니다. 국민들이 제게 기대하는 것은 거대 기득권과 치열하게, 타협하지 말고 싸워서 이기라는 건데, 지금 와서 입장을 바꾸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제가 가진 가치, 철학을 제시하고 행동으로 실천해 국민들 지지를 얻어내려 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봤을 때 제가 기적에 해당하는 현상을 만들었다. 그 기대들을 존중해야 한다. 이 길을 쭉 가려고 한다.”

-정책 토론 없이 묻지마 정권교체 분위기가 강하다.

“거기에 제가 피해를 보는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건 권력담당자 교체가 아닌데도 마치 특정인을 중심으로 한 정치세력 교체면 된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측면이 있다. 지금은 정권교체 열망이 높아 민주당 후보 누구라도 다 이기는 결과가 나온다. 그렇다면 더 나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단순히 바꾸기만 한다면 권력만 바뀌지 세상은 안 바뀐다. 경선에서 실질적 토론과 논쟁이 가능하면 저한테 기회가 올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가장 대비되는 게 뭔가

“제일 큰 차이가 재벌에 대한 태도다. 촛불시민이 들었던 피켓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에서 탄핵으로 바뀌었다. 그 다음에 나온 것이 재벌해체였다. 이번 사태도 정치권력이 재벌에 놀아난 것이다. 재벌의 부당한 지배를 해소하지 않으면 공정한 사회는 불가능하다.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세상은 오지 않는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는 복지 확대를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면서도, 증세 대상에 법인세는 뺐다. 법인세 증세를 안 하고 무슨 수로 공평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건가. 안희정 지사도 마찬가지다. 또 문 전 대표가 대기업 준조세를 폐지하겠다고 했는데, 그 액수가 16조 4,000억원이다. 그걸 면제해주면 국민이 부담해야 돼 불평등이 더 커진다. 이재용 부회장 처벌에 대해서도 말을 잘 안 한다. 과연 거대 기득권에 대항해 그 기득권을 제어하고 다수 약자를 위한 공정한 사회를 만들 투지, 의지가 있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 기본소득 공약 등에 대해 안희정 지사는 ‘국민들은 공짜 밥 싫어한다’며 비판하는데.

“대한민국 헌법 34조에 ‘국가는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다. 대다수 국민에게 투자하는 것이 헌법상 국가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고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이를 두고 ‘공짜’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에 반하는 발언이다. 안 지사는 아마 헌법 1조만 읽은 듯 하다. 34조까지 모두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포퓰리즘이라고 욕하는 건, 예를 들어 여러 자녀 중 한 명이 부모에게 효도한다고 다른 자녀들이 왜 부모한테 잘 보이려고 하느냐고 욕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외교ㆍ안보 위기도 커지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를 각오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했는데,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나.

“우리가 방위비분담금으로 일본보다 많이 내고, 독일보다는 3배나 더 부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섰으니 더 주겠다고 할 게 아니라 깎자고 해야 한다. 미군은 자국의 이익 때문에 철군을 할 수 없다는 전략적 측면을 봐야 한다. 자주국방 태세를 갖추고 균형외교를 해야 중국에 피해 입고, 일본에 굴욕하고, 미국에 종속적인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미국한테 밉보이면 안 된다고만 할 게 아니라, 한때 혼란도 있을 수 있고 위기도 생길 수 있지만 그걸 넘어서야 더 큰 위기를 피할 수 있다.”

-강경 보수 진영에서는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도 거론되고 있다.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닐 것이라고 본다. 분단체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한 세력, 소위 적대적 공생 관계를 이어온 세력들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속아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는 부패하고 무도한 시도들은 이제는 안 먹힐 것이다. 최고의 안보는 평화다. 다음 정권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신속하게 바꾸고 북일 북미수교를 도와 궁극적으로 동북아 다자 안보체제를 구축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다면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자유한국당이나 박 대통령은 탄핵 기각을 기대하고 더 이상 국민이 저항할 수 없도록 사전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 헌재 결정에 승복하자, 그것이 법치주의다 이렇게 말하는데 야권 후보 일부까지도 동조하고 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고, 헌재도 국민이 위임한 머슴 중 하나다. 머슴의 결정에 국민이 따라야 한다는 건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헌재가 국민의 뜻과 어긋나는 결정을 한다면 맞서 싸워야 한다. 저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지금 시대에 맞는 지도자로서 본인이 적임자라고 보나

“지금은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 상대는 부패한 정치세력과 재벌권력 등 거대 기득권이다. 품격 있고, 인격 좋고, 포용적인 ‘관리형 리더십’으로는 이 위기를 넘어서기 어렵다. 우리를 둘러싼 4대 강국 지도자들도 극도의 자국중심주의자, 스트롱맨들 아닌가. 이들과 맞짱 뜰 정도의 강단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다른 후보들은) 지금 당장 미국과 재발에 대해 말하지 못하지만, 저는 말한다. 그러다 보니 상처도 많이 입고, 배척도 당하고 있다.”

-싸가지 없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아직은 과격하다는 얘기까지만 들었다(웃음). 어떻게 우아하게 도둑을 잡겠나. 지금은 저 같은 야전 사령관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재벌과 거대 기득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유일한 후보다. 그래야(내가 대선 후보가 돼야) 실질적 개혁이 가능하다.”

인터뷰=송용창 차장

정리=이동현ㆍ전혼잎 기자

▲이재명 시장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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