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절도범 누명에 앙심 십년지기 생매장 50대 여성

알림

절도범 누명에 앙심 십년지기 생매장 50대 여성

입력
2017.11.29 16:08
14면
0 0

20대 아들까지 범행에 끌어들여

남편도 수사 압박 못 이기고 자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을 절도범으로 몰리게 했다는 이유로 십년지기 지인을 생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남편과 20대 아들까지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남편은 수사에 대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29일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이모(55ㆍ여)씨와 아들 박모(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 등은 지난 7월14일 지인인 A(49ㆍ여)씨를 렌터카에 태워 수면유도제 성분이 든 커피를 마시게 한 뒤 강원 철원군 남편 박모(62)씨 소유의 텃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소지품을 좀 갖다 달라”는 A씨의 부탁을 받고 A씨 옛 동거남의 집에 들어가 A씨의 옷과 가방 등을 챙겨 나왔다가 절도범으로 몰린 것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경찰에 “A씨가 ‘소지품을 갖다 달라는 부탁을 한 적 없다’고 경찰에 진술해 (내가) 절도죄로 처벌받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평소 복용하던 약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을 별도로 분리해 모으는 등 범행을 치밀히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 박씨는 “A씨를 살해하러 가는데, 같이 가자”는 어머니 이씨의 부탁을 받고 범행에 합류했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 8월10일 기초생활수급자로 혼자 살던 A씨가 사라진 사실을 처음 안 사회복지사로부터 실종 신고를 접수,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7월19일에 A씨가 돌아다니는 걸 본 적 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는 제보를 받았고, 박씨가 같은 달 14일 렌터카를 이용해 철원에 다녀온 사실과 이씨가 같은 날 성남과 철원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한 내역 등을 확인해 이들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숨진 A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곳도 같은 날 철원이었다.

경찰은 이씨 모자를 일단 ‘감금’ 혐의로 체포한 뒤 28일 오후 2시쯤 이씨 남편의 철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남편 박씨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라며 경찰을 따돌린 뒤 자택 인근 창고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이씨 모자를 추궁해 28일 밤 살인에 대한 자백을 받았으며, 이들의 진술에 따라 이날 오전 박씨 자택에서 직선 거리로 900m 떨어진 텃밭에서 A씨 시신을 수습했다. 아들 박씨는 경찰에 ”철원에 도착한 뒤 어머니는 아버지 집에 남아있고 아버지와 내가 A씨를 텃밭으로 태워가 땅에 묻었다”며 “매장하기 전 A씨의 숨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남편과 별거 중으로, 서울에 거주하고 있었다. 아들 박씨도 시흥에 혼자 거주했다.

경찰은 이씨 모자를 상대로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A씨 시신을 부검할 계획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